[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경기 초반 구속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고 평소보다 너무 많이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을 보고 ‘어?’하는 우려와 놀라움이 교차했다.

하지만 타순이 한바퀴 돌자 류현진은 갑자기 기어 변속을 했고 과감한 패스트볼과 바깥쪽 공략으로 부상에서 돌아와 ‘괜찮을까’싶었던 우려의 시선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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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10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2이닝까지 92구를 던져 2실점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올라온 딜런 프롤로가 류현진이 만들어놓고간 2사 1,2루의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아 류현진은 5.2이닝 2실점으로 확정됐지만 팀이 2안타 빈공에 그치며 0-5로 패해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12일만에 사타구니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경기 초반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었다. 스스로 몸상태에 대한 체크가 필요했는지 전력투구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실험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조심스럽게 투구하려다보니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활용한 투구가 많았다.

1회는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2회부터 조금씩 구속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워키 타자들이 대놓고 노리자 안타 2개를 내주는 등 약간 불안했다. 3회 1사까지 타순이 한바퀴를 돌자 류현진은 기어 변속을 했다. 그동안 체인지업 위주와 구속을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3회부터 구속을 확 끌어올렸다. 그리고 체인지업이 아닌 패스트볼과 다른 변화구를 섞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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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부터 도리어 힘으로 찍어누르는 투구가 많아졌고 4회에는 커터 구사 비율을 확 높이며 또 다른 투구를 했다. 특히 4회말 2사 후 상대한 에르난 페레즈와의 승부에서 5구 모두 커터를 던지며 범타처리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5회 역시 매니 피나에게 선두타자 2루타를 허용하자 류현진은 지금이 승부처라고 생각한 듯 전력투구를 했다. 힘으로 찍어누르려 패스트볼 구사가 많았고 그 사이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2루타 후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 아쉽게 옐리치에게 두 번째 홈런을 내주고 볼넷에 안타를 내주며 투수교체됐지만 류현진은 이날 초반에는 체인지업 위주의 바깥쪽 승부를 하다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힘으로 찍어누르면서도 커터로 훌륭한 투구를 해냈다.

다만 옐리치에게 내준 2홈런은 아쉬웠지만 2001년 73홈런을 친 배리 본즈보다 빠른 홈런 페이스(당시 본즈 102타석에 13홈런, 옐리치 98타석에 13홈런)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옐리치에게 당한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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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접근한 류현진은 초반의 ‘어?’하는 다소 느린 구속을 타순이 한바퀴 돈 후 기어 변속을 통해 멋진 반전을 이뤄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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