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LA다저스는 실질적으로 1260만달러 정도의 금액밖에 아끼지 못했다. 내년 상황을 봐야하지만 760만달러 밖에 아끼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저스에는 주전 3명인 맷 켐프, 야시엘 푸이그, 알렉스 우드가 빠져나갔다. 생각보다 돈을 많이 못 줄였지만 전력은 확연히 줄어든 다저스는 신시내티 레즈와 정말 괜찮은 딜을 한 것일까.

MLB닷컴에 따르면 22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는 외야수 푸이그와 맷 켐프, 투수 알렉스 우드, 백업 포수 카일 파머를 신시내티로 보내고, 베일리와 유망주 투수 조시아 그레이, 내야수 지터 다운스를 받았다. 다저스는 신시내티에 700만 달러도 건넸다.

2019년 맷 켐프는 2175만달러, 야시엘 푸이그는 1130만달러, 알렉스 우드는 900만달러, 카일 파머 2년차 기본연봉(약 60만달러)을 받는다. 즉 4265만달러가 빠져나간 셈이다.

베일리는 2300만달러의 2019년 연봉에 2020년 상호 옵션(2500만달러)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으로 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여기에 신시내티는 700만달러의 연봉보조까지 받는다.

즉 다저스는 즉시전력감 3명과 백업 1명을 보내고 당장 1260만달러 정도의 팀연봉을 줄이게 됐고 5선발급 투수 한 명과 유망주 2명을 받았다. 반면 신시내티는 베일리와 유망주 2명을 보낸 대신 즉전감 3명과 백업 1명, 그리고 1260만달러의 팀연봉 부담을 안게 됐다.

왼쪽부터 맷 켐프, 야시엘 푸이그, 알렉스 우드, 호머 베일리. ⓒAFPBBNews = News1
▶고작 760만달러의 팀연봉 감축… WAR은 6.4 손해

이번 딜을 통해 다저스는 팀연봉을 줄였다는 것과 지속적으로 팀운영에 불만을 가져온 선수들을 정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일단 푸이그는 클럽하우스내 분위기, 우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데 대한 공개적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켐프는 2018시즌 반등에 성공했지만 냉정하게 주전으로 맡기기엔 수비에 부담이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3명의 골칫거리를 해치운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부인할 수 없는 즉시전력감이다.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로 봐도 푸이그는 2018시즌 1.8, 켐프는 1.6, 우드는 2.6의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파머가 0.2를 올렸으니 이번딜로 fWAR 6.2이 빠져나가게 된 셈이다. 반면 베일리는 지난해 WAR이 -0.2로 대체선수보다 못했다.

1260만달러를 아꼈지만 지난해 1승 14패 평균자책점 6점대에 WAR -0.2였던 베일리가 아무리 올해 반등에 성공해도 결국 상호옵션인 2500만달러를 실행하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2500만달러는 맥스 슈어저 정도되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베일리에게 줘야하는 바이아웃 500만달러를 포함하면 다저스는 760만달러밖에 아끼지 못한 셈이다.

고작 760만달러를 아끼고 산술적으로 fWAR 6.4나 손해를 보게 된 다저스다. 다저스는 팀연봉을 감축해야한다는 목표도 있지만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우승권 전력을 유지해야한다는 대전제도 함께 있는 팀이다. 이런팀이 고작 760만달러를 아끼자고 즉전감 3명을 보낸 위험을 안은 딜을 안은 것은 다소 놀랍다.

ⓒAFPBBNews = News1
▶신시내티도 다소 애매한 전력보강

그렇다고 신시내티가 완전히 이득을 본 딜이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신시내티는 2018시즌 67승 9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였다. 이런 팀이 즉전감 3명이 온다고 해서 극적인 성적 상승이 일어나기엔 쉽지 않다.

리빌딩 단계에서 차라리 조금 더 유망주들을 받아오는 딜이나 미래를 봐야하지만 신시내티는 다소 조급하게 스타트 버튼을 누른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상황도 봐야한다. 밀워키가 2018시즌 깜짝 지구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이 좋아졌고 시카고 컵스는 여전히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을 상당수 보존하고 있어 지구 우승권 팀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오프시즌동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MVP급 1루수였던 폴 골드슈미츠까지 영입하면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상황을 늘리지 않으려 단단히 준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시내티가 어설프게 ‘GO’를 선언하게 되면 성적은 성적대로 애매하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드래프트 픽도 어설픈 중간픽을 받고, 유망주 성장도 더딘 애매한 상황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물론 신시내티는 2018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 선정 탑100 유망주에 6명을 보유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선정 마이너리그 팜랭킹 30개팀 중 8위. 그렇다고 이 유망주들과 푸이그, 켐프, 우드로 대권에 도전하기엔 부족함은 감출 수 없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AFPBBNews = News1
▶유망주에 대한 믿음만이 설명되는 트레이드

물론 다저스는 2019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리는 3명의 선수, 즉 1년만 쓸 수 있는 선수를 처리하면서 팀연봉도 줄이고 유망주도 얻어왔다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푸이그와 켐프의 외야자리는 팀내 탑 유망주이자 파이프라인 선정 전체 32위인 알렉스 버두고에게 준다는 계획과 신시내티로부터 받아온 두명의 유망주에 대한 믿음이 컸기에 이 딜이 성사됐을 것이다.

실제로 신시내티로부터 받아온 다운스는 1라운드, 그레이는 2라운드에서 지명받은 신인이다. 파이프라인 선정 신시내티 내 유망주 랭킹에서 다운스는 7위, 그레이는 20위였다. 이들은 다저스로 오면서 다저스 팀내 7위와 16위로 재편성됐다.

하지만 다운스는 2018시즌 아직 싱글A에서 뛰었고 여기서도 2할5푼대의 타율에 그쳤다는점, 그레이도 이제 루키리그를 보냈고 2021년쯤 데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버두고와 같은 ‘메이저리그 레디’를 마친 유망주는 아니다.

결국 유망주의 성장에 대한 믿음과 이렇게 많은 즉시전력감이 나갔음에도 버두고 같은 메이저리그 레디가 된 유망주에게 자리를 줘도 된다는 믿음, 향후 다른 트레이드나 FA를 통해 자리를 메우겠다는 복안이 있기에 가능했던 다저스의 이번 트레이드다. 결국 조금 더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이번 딜에 대한 평가가 명백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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