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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류현진(31·LA 다저스)이 저스틴 터너의 역전 투런포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6차전 등판에서는 5회의 아쉬움을 보다 깨끗이 씻어낼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4.1이닝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4-3으로 최종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류현진은 5년 만의 챔피언십시리즈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4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이어갔지만 타선 지원 없이 외롭게 마운드를 지켜야 했고, 5회 올란도 아르시아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뒤 급격히 흔들리면서 류현진 스스로도 옥에 티를 남겼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시속 148km가 넘어가는 빠른 볼을 구사했으며, 투심과 커브, 체인지업 역시 위력을 발휘하면서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4회까지 연타 허용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안타를 내준 직후 탈삼진 2개를 솎아내며 위기 상황마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안정감을 드러냈다. 특히 3회 1사 후 웨이드 마일리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케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81.7마일 체인지업, 4회 1사 1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삼진으로 잠재운 83.1마일 체인지업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포심 패스트볼(25구) 다음으로 자주 구사한 커터(17구)의 경우 이번 경기에서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4회까지는 커터의 비중이 단 7구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대부분 투심과 포심 패스트볼로 초반 카운트를 잡았고 종종 체인지업이나 커브로 허를 찌르는 패턴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5회부터 커터 구사를 본격적으로 늘렸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좋지 않은 선택이 됐다. 특히 아르시아에게 내준 선제 솔로 홈런을 내준 상황은 초구 88.2마일 커터가 다소 밋밋하게 제구 되면서 타자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다음타자 웨이드 마일리와의 승부에서도 4차례나 커터를 던졌지만 볼이 빠지거나 커트를 당하는 등 결정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물론 마일리의 안타는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한 결과였지만 다른 변화구를 함께 섞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류현진은 로렌조 케인과의 다음 승부 때도 2구 이후 줄곧 커터만 던지다가 결국 2루타를 허용했고,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공을 라이언 매드슨에게 넘겨야 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우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슬라이더와 커터에 약점이 있었다. 때문에 3회부터 커터를 앞세운 피칭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밀워키 타자들이 커터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류현진 역시 다음 등판에서는 제구의 정교함을 높이거나 레퍼토리에 변화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야구 통계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올해 정규시즌 류현진의 커터 구사율(24.9%)은 패스트볼(31.6%) 다음으로 의존도가 높았다. 때문에 이에 대한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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