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잘 던지던 류현진(31·LA다저스)이 홈런포 한방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치기 힘든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음에도 야디에르 몰리나(3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기다렸다는 듯 밀어쳤고 이날 경기 결승 홈런을 기록했다.

단순히 홈런 뿐만이 아니다. 포수로써 사인 미스로 폭투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고 실점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다독이더니 그대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기도 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끝났다’는 평가를 받은 몰리나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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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동안 72구를 던져 3실점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삼진의 다소 아쉬운 투구를 한채 4회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교체됐다. 평균자책점은 1.77에서 2.27로 상승했고 다저스는 2-5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으로써는 몰리나에게 맞은 홈런이 뼈아팠다. 3회 선두타자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이날 경기 첫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이후 2루 땅볼 야수 선택과 희생번트로 2사 2루 상황에서 1번타자 호세 마르티네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첫 실점을 허용한 류현진은 곧바로 2번타자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중우월 담장을 넘기는 밀어친 2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이 홈런 한방으로 3회에만 3실점을 했고 결국 4회 교체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나쁘지 않았다. 몰리나와 상대해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고 볼에 가까웠지만 몰리나는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1-1 접전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읽어내고 쳐낸 홈런은 ‘역시 몰리나’였다.

이 감탄사가 나온 것은 단순히 홈런을 쳤을때만 아니다. 수비에서도 뛰어났다. 몰리나는 2회 2사 만루 다저스 작 피더슨과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다니엘 폰세데레온의 승부에서 0-2 카운트 4구째에서 엄청난 수비를 보여줬다.

투수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폰세데레온은 높은 공을 던졌고 포수 몰리나는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다. 공은 전혀 예상치 못한 높은곳으로 왔고 이 공이 빠진다면 폭투로 실점할 뻔 했다. 하지만 몰리나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글러브 끝으로 공을 잡아냈다. 실점을 막은 수비이지만 신인 선발의 실수를 베테랑이 만회해준 장면이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가 3-1로 앞선 6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도 몰리나의 존재감은 빛났다. 이 위기 상황에서 볼카운트 2-2때 갑자기 마운드로 올라갔다. 불펜 루크 위버와의 사인을 맞추는 것과 함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위버와 만남 후 위버는 바로 다음 공을 통해 시프트가 있는 2루 방면으로 공을 보내며 땅볼 아웃을 만들어냈다. 위기 상황에서 몰리나가 한번 마운드에 올라간 이후 있었던 일로 몰리나가 얼마나 투수를 잘 운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몰리나는 지난시즌 3할1푼2리의 출루율에 그치며 타격 성적에서도 하락을 드러냈고 2016년부터는 8회연속 받던 골드 글러브(최고 수비상)도 받지 못하며 이제 슬슬 끝난 것이 아닌가하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시대를 풍미한 몰리나의 시대가 끝났는가 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장은 죽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의 한방, 수비면 수비, 포수로써 투수를 달래는 모습까지, 여전히 몰리나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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