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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단 2경기 호투만으로 류현진이 완벽하게 부활했다고 보기는 무리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충분히 올시즌을 기대케 할 정도로 좋은 피칭을 보였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실점 9탈삼진을 기록했다. LA다저스는 10-3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 1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원하는 곳에 패스트볼을 찔러 넣는 커맨드는 뛰어났고 커브, 체인지업, 커터를 거의 동일한 비율로 구사하며 상대와의 수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이 얻은 것은 승리뿐 아니라 어깨 부상 이후 이닝 소화력과 구위에 대해 우려를 말끔히 지워냈다. 류현진은 올시즌 첫 등판이었던 애리조나 전에서 3.2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당시 75개의 공을 던지며 탈삼진은 2개에 그쳤고 볼넷은 5개나 내주며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통산 4년 동안 류현진이 기록한 삼진이 413개, 볼넷이 125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날 경기에서 보인 제구 불안 수준이 짐작이 되는 정도다.

특히 전체 투구 중 스트라이크는 40개에 불과했고 볼은 35개를 던졌다. 거의 1대1 비율이었다. 맞아 나간 타구의 비율도 땅볼이 5개, 뜬공이 8개였다. 더불어 애리조나 타선에 내준 3실점 모두 2아웃 이후에 헌납했기 때문에 집중력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오클랜드전부터 ‘류현진다운’ 모습을 찾았다. 그는 6이닝 1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평균 구속 145.5km의 패스트볼이 커맨드가 되자 체인지업과 커터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땅볼과 뜬공 타구 비율도 1.75(7/4)로 만들며 땅볼을 더 많이 유도해냈다.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최고 148km, 평균 약 144km 수준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패스트볼의 구속이 150.1km(팬그래프 닷컴 기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포심 패스트볼이 빠른 편에 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석을 찔러 들어가는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상대 타선의 헛스윙을 유도할 만 했다. 타자의 바깥쪽 낮은 코스부터 눈높이의 높은 코스까지, 구종에 상관없이 포수가 미트를 대는 곳으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섣불리 방망이를 내돌리던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9번이나 삼진으로 덕아웃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두 차례 등판만으로 로버츠 감독의 마음은 물론 다저스 팬심까지 사로잡았다. 시즌에 앞서 5선발도 위태롭다던 류현진은 이제 5선발을 넘어 2, 3선발 자리를 노린다. 이 기세만 이어갈 수 있다면 마냥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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