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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류현진(31·LA 다저스)이 2경기 연속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에 타선도 화력을 뿜으며 그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그야말로 다저스의 딱딱 들어맞는 날의 야구였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팀은 10-3으로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총 93구를 투구하는 동안 볼넷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고 탈삼진은 9개나 잡는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스트라이크/볼 비율도 57/36개 일 정도로 제구가 돋보였다. 패스트볼은 시속 140km/h 중후반대가 유지됐고, 커브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터까지 자신이 원하는 코스에 꽂아넣으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요리해냈다.

특히 류현진은 지난해 9월 24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약 7개월 만에 무볼넷 경기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지난해 25경기에 등판해 45볼넷 116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삼진 비율이 약 2.58에 달했을 만큼 볼넷을 잘 허용하지 않는 투수다. 그러나 무볼넷 경기는 지난해 25번 등판에서도 단 4차례에 그쳤을 정도다. 때문에 이날 류현진의 등판에서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만한 요소다.

류현진의 이런 호투에는 타선의 도움이 한몫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로비 엘린이 수비진의 연속된 실책으로 무너진 것과 비교하면 최선의 지원을 받았다고 평가해도 될 정도.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2회말 크리스티안 비아누에바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다만 이날 경기의 옥에 티라고 부를 수 있는 피홈런 외에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저스 타선은 3회초에만 상대 실책 2개와 맷 캠프의 스리런포를 앞세워 5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줬다. 승부가 기울어진 9회에는 그랜달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 지원하고 투수가 힘을 얻어 호투를 펼치는 선순환이었던 셈이다.

2회초까지 1실점으로 잘 막아낸 엘린은 3회에 큰 위기를 맞았다. 샌디에이고 수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의 수비를 펼치는 선수가 아니어도, 혹은 보통 수준인 선수라도 충분히 잡아야 하는 타구를 잡아주지 못했다. 당연히 잡아야 할 타구를 놓치고 실점까지 내주자 엘린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엘린은 선두타자 크리스 테일러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냈으나 3루수 비아냐우베가 타구를 놓쳤다. 그는 바운드를 잘못 계산한 나머지 앞으로 대시하지 않았고 1루로 빨리 송구하기 위해 백핸드로 포구를 시도했으나 공은 글러브 밑으로 흘러나갔다. 이 타구에 테일러는 2루까지 도달하며 순식간에 득점 찬스를 잡았다.

이어 우익수 헌터 렌프로마저 평범한 뜬공을 잡아내지 못하며 실점을 내줬다. 렌프로는 코리 시거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의 거리를 잘못 계산한 나머지 앞으로 대시했다. 그러나 힘이 실린 시거의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고 렌프로는 점프를 했으나 글러브가 공에 미치지 못했다. 잘 버티고 있던 투수는 야수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패전의 멍에까지 쓰게 됐다.

선순환과 악순환. 다저스는 선발 류현진이 역투와 타선의 도움으로 ‘되는 야구’를 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선발 엘린이 버티려 해도 수비진이 실책으로 ‘될 수 없는 야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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