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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시속 99.6마일(160.3km/h).’

전광판에 오타니 쇼헤이의 구속이 찍히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시아 투수가 이토록 빠른 공을 던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가지기 힘든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한 오타니는 이도류뿐만 아니라 투수로서도 야구계의 편견을 깨고 있다.

오타니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메이저리그 첫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동안 92구를 던지며 3실점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의 호투를 펼친 후 7회 마운드를 넘겼다. 팀이 7-3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됐기에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다.

이날 오타니는 압도적인 강속구로 오클랜드 타자들을 막았다. 특히 1회 3번타자 맷 올슨과의 승부때는 초구부터 시속 99.6마일(160.3km/h)의 초강속구를 던지며 이날 경기 최고구속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타니가 던진 대부분의 패스트볼들은 95마일 이상을 기록했고 98마일 이상의 공도 상당히 많았다.

단순히 공만 빠른 것이 아니었다. 일본에서는 포크볼, 미국에서는 스플리터라고 부르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는 공은 90마일을 기록하며 구속과 낙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패스트볼처럼 오다가 떨어지는 공에 연신 헛스윙을 했다. 일본 투수들이 첫 시즌 성공을 거두는 정석이 된 포크볼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많은 아시아투수들이 있었지만 강속구보다는 변화구, 특이한 구종과 투구폼 등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았다. 물론 박찬호도 빠른 구속이 특기였지만 현재 구속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메이저리그에 비견하면 평균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나마 선발투수로는 다르빗슈 유가 첫 시즌 기록했던 95마일의 패스트볼 평균구속(브룩스 베이스볼 자료)이 대단했지만 이후 구속이 점차 떨어졌다.

결국 아시아 투수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기로 힘들다는 야구계의 편견에 다르빗슈만이 맞섰던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놀라운 강속구와 홈런을 제외하곤 완벽한 투구로 아시아 강속구 투수의 등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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