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LA에인절스와 계약하니 곧바로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오타니+스탠튼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한 달 이상 꽉꽉 막혀있던 메이저리그의 스토브리그도 이제 시작이다.
오타니가 지난 9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에인절스와 계약을 완료했다. 포스팅 비용 2000만달러만 내면 최고의 투타 재능을 지닌 오타니를 아마추어 계약으로 쓸 수 있다는 호재로 인해 메이저리그 전구단이 계약을 위해 달려들었고 그 결과 승자는 LA에인절스가 됐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당대 최고의 타자를 보유하고 있을 때 오타니까지 영입하며 어차피 리빌딩에 돌입하기는 늦은 시점에서 최고의 전력 보강을 하게 됐다.오타니가 영입되자마자 다음날에는 2017시즌 내셔널리그 MVP인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뉴욕 양키스행이 확정됐다. 12일 입단식을 가진 스탠튼을 위해 양키스는 2루수 스탈린 카스트로와 유망주 호르헤 구스만, 호세 데버스를 내줬다. 마이애미는 스탠튼의 잔여 계약 10년 2억9500만달러 중 3000만달러를 보전한다.
오타니와 스탠튼의 계약으로 인해 이제부터 진정한 스토브리그가 열렸다는 평이 뒤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선수의 계약과 트레이드가 이미 예전부터 중요한 이슈로 여겨지던 상황에서 두 선수의 거취확정이 늦어지면서 나머지 FA, 트레이드 대상 선수들 또한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1월 초를 끝으로 이미 FA자격을 얻은 149명이 공시됐다. 하지만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선수들이 아직까지도 계약되지 못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절대적 이치와도 맥을 함께하는데 바로 ‘큰일을 해결해야 작은 일도 해결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마치 집을 짓는 것과 다름없다. 일단 기둥을 세워야 지붕도 덮고 창문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음시즌을 준비할 때 기둥이 될만한 선수를 영입하느냐, 혹은 아니냐를 통해 향후 스토브리그에서 행보를 달리할 수 있다.
오타니나 스탠튼은 어느 팀을 가도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 그들이 오느냐 아니냐에 따라 팀 전력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일단 두 선수의 거취를 보는 것이 중요했다. 당장 LA에인절스의 경우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한층 겨울 행보를 과감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오타니를 놓친 팀들은 이제 오타니 외의 선발 투수들에 눈독을 들여야 한다.
무려 한 달 이상 정체됐던 FA시장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다르빗슈 유, 제이크 아리에타, 웨이드 데이브스같은 투수는 물론 J.D.마르티네즈, 에릭 호스머, 마이크 무스타커스, 로렌조 케인, 제이 브루스 같은 타자들까지 마음만 먹으면 쏠쏠하게 영입할 수 있는 FA매물들이 대기하고 있다.
마침 11일부터 15일까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플로리다에서 열린다. 이때 본격적이 FA, 트레이드 등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화장실 격언으로만 쓰이는줄 알았던 ‘큰일을 해결하라, 그러면 작은 일도 해결될 것이다’라는 말이 오타니, 스탠튼이라는 큰일이 끝난 메이저리그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