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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클레이튼 커쇼가 만루홈런 한방에 패전투수가 됐다. 그나마 20승을 따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졌던 커쇼가 산술적으로 20승 달성이 불가능해지면서 메이저리그 2009년 이후 8년만에 20승 투수를 배출하는데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LA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4로 패했다.

다저스는 1회초부터 크리스 테일러와 저스틴 터너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0-2로 뒤지던 6회말 2사 만루에서 아론 알테어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4-2로 역전했다. 이 역전 만루홈런은 커쇼 메이저리그 10년 인생동안 첫 만루홈런 허용이었다.

커쇼가 메이저리그 10년 경력 1917이닝(경기전까지)까지 125홈런을 내줬지만 만루홈런은 없었다. 하지만 126호째 홈런은 만루홈런이었다. 결국 커쇼는 6이닝 4실점으로 강판됐다.

팀이 3-4로 패하면서 커쇼는 17승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도리어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밀워키의 자크 데이비스. ⓒAFPBBNews = News1
이번 커쇼의 승리 추가 실패는 메이저리그 전체에 뼈아프다. 커쇼만이 사실상 유일한 2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받았기 때문.

다저스는 이제 정규시즌 종료까지 고작 12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5인선발 체재라고 생각해도 아무리 많이 나와도 2번밖에 나올 수 없다. 6인 선발 체재로 운영된다면 1번 혹은 2번이 전부다. 산술적으로 커쇼가 20승을 거두기에는 나설 수 있는 경기수가 부족하다.

커쇼외에도 현재 메이저리그 최다승인 17승을 거두고 있는 투수는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자크 데이비스(밀워키 브루어스),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있다.

하지만 그레인키와 데이비스는 17일 경기에, 클루버는 18일 경기에 등판한 적이 있다. 애리조나는 11경기, 밀워키와 클리블랜드는 12경기를 남겨둔 상황. 모두 하루씩 휴식일은 끼여 있으나 선발 로테이션상(4일 휴식 후 등판) 억지로 하루정도 휴식을 덜하고 나오지 않는 이상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게되면 3경기에 나올 수 없다.

즉 현재까지 17승을 거둔 선수 중 산술적으로는 3경기 이상 나올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어 20승 투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커쇼가 19일 경기에서 18승째를 거뒀다면 남은 2경기에서 기대를 걸어볼만 했지만 사실상 20승에 대한 희망이 날아간 것이다.

또한 커쇼나 그레인키, 클루버의 경우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것이 유력하기에 포스트시즌 대비용 선발 로테이션 조절과 휴식을 위해 2경기 이상 나올 리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1경기만 나오고 시즌을 종료할 수도 있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것은 밀워키의 자크 데이비스다. 밀워키 역시 와일드카드 레이스 3위로 2위까지 얻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도리어 데이비스를 무리시킬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데이비스가 9월 3경기에서 1승만 거두고 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7일 경기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던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2009년 19승 투수만 4명을 배출했던 때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못해도 20승 투수 한명씩은 배출해왔다. 하지만 올해 8년만에 20승 투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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