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호랑이 굴에서 시즌 5승을 챙길 수 있을까.

류현진은 20일 오전 5시5분(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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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그동안 이어온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해 뚜렷한 존재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물론 무너진 경기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6월18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지난 7일 뉴욕 메츠전까지 6번의 등판에서 3실점 이상 내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살짝 아쉬움이 남은 등판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기간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 경기를 두 차례나 가져갔을 뿐 아니라 평균자책점 2.08(34.2이닝 8자책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정신을 다시 바짝 차릴 시점이다. 말 그대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굴 속으로 뛰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는 올시즌 올시즌 120경기에서 53승67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그쳐있다. 최근 4연패에 빠진 가운데 19일 경기에서도 이미 다저스에 5-9로 기선을 제압당했다.

올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분명 이빨 빠진 호랑이에 가깝다. 지난 2014년 7월9일 류현진이 디트로이트와의 첫 맞대결에서 2.1이닝 10피안타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지는 악몽을 경험하기는 했으나 당시 디트로이트는 90승72패로 중부지구 1위에 올랐던 팀이다. 현재는 당시와 비교해 뚜렷한 전력 차가 있으며, 선수들 역시 많은 이동이 있었다.

3년 전 '호랑이 굴' 코메리카 파크에서 2.1이닝 7실점의 악몽을 경험했던 류현진. ⓒAFPBBNews = News1
그러나 호랑이는 결국 호랑이다. 이빨이 빠졌지만 날카로운 발톱과 함께 앞발 펀치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류현진이 상대해야 할 타선만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의미다.

디트로이트 타선은 팀 타율 2할6푼1리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5위에 올라있으며, 출루율(0.332, 5위)과 장타율(0.429, 6위)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타율(0.276, 4위)과 장타율(0.440, 5위)이 더욱 정교하고 묵직해졌다.

특히 디트로이트는 좌투수에게 어느 팀보다 강력했다. 팀 타율 2할8푼5리는 아메리칸리그 1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며, 장타율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 유일한 5할대(0.501)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저스틴 업튼은 좌투수 상대로 타율 3할5푼5리 8홈런 26타점 20득점 장타율 7할1푼의 성적을 남겨 경계대상 1호다. 물론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4할7푼4리 6홈런 11타점 11득점 장타율 1.105의 엽기적인 성적을 남겼던 J.D 마르티네즈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팀을 옮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제임스 맥캔, 미겔 카브레라 등 여전히 좌투수에 강한 타자들이 많다. 니콜라스 카스텔라노스는 좌투수에게만 무려 10홈런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결국 디트로이트의 강력한 한 방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올시즌 16피홈런을 허용하며 2013년 종전 한 시즌 개인 최다 피홈런(15개)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7월부터 3경기 19이닝 동안 피홈런을 내주지 않으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었지만 샌디에이고전에서는 결국 5회 윌 마이어스에게 홈런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3회 실점 역시 2루타 두 방이 원인이 된 만큼 장타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류현진은 디트로이트전에서 3.1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6탈삼진 이상을 잡아낼 경우 올시즌 100이닝 100탈삼진 기록을 나란히 돌파하게 된다. 내부 경쟁이 치열한 탓에 선발로 입지를 굳히는 일이 험난하지만 부상을 털고 본격적으로 복귀한 투수의 성적임을 감안하면 분명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년 전 본인에게 악몽을 선사했던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이같은 성과를 달성하면 더욱 의미가 뜻 깊을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과연 시즌 5승과 함께 100이닝-100탈삼진 돌파를 나란히 이뤄내며 확실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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