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트레이드 마감까지 남은시간은 단 4일.

이 4일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LA다저스가 1988년 이후 29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아닐지가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최강이라고, 1900년대 이후 역사상 10팀뿐인 승률 7할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 여겨지는 LA다저스지만 ‘최강=우승’이라는 공식은 야구에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4일동안 어떤 보강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LA다저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각)까지 71승31패를 거두며 승률 6할9푼6리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7할승률이며 이대로 마치게 되면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이후 16년만에 7할 승률팀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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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시애틀이 어떤 팀인가. 역대 최다승인 110승을 거뒀던 그야말로 ‘사기팀’이었다. 하지만 그 시애틀도 월드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다. 늘 그랬지만 시즌 최다 승률팀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1900년대 이후 7할 승률 10팀 중 월드시리즈우승까지 이어진 사례는 5번뿐이었을 정도. 차라리 와일드카드에서부터 올라와 우승한 201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인상 깊다.

아무리 잘해도 7할 승률인 야구에서 포스트시즌의 최소 12경기에서 최대 20경기까지 이 승률을 유지하며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

그렇기에 지난시즌 유일한 100승팀(103승)이었던 시카고 컵스도 트레이드마감 시한을 앞두고 강한 팀을 더 강하게 했다. 당시 만해도 아롤디스 채프먼을 뉴욕 양키스로부터 데려올 때 당시 내준 글레이버 토레스이라는 유격수 유망주의 출혈이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고작 3개월 정도 쓸 선수에게 팀내 최고 유망주를 줘야하느냐는 의견.

그러나 채프먼은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13경기나 등판하며 2승 4세이브로 컵스에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과연 채프먼이 없었다면 컵스의 우승이 가능했을까. ‘100% 불가능’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채프먼을 데려온 결정은 ‘신의 한수’였고 유망주와 108년만에 우승을 바꾼데 대해 컵스 팬들은 테오 엡스타인 사장에게 엎드려 절을 하는 심정이었다.

현재의 다저스는 너무나도 강하다.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 최강의 선발 투수(클레이튼 커쇼), 그에 못지 않은 2선발(알렉스 우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켄리 젠슨), 확실한 4번타자(코디 벨린저), 뛰어난 테이블 세터(크리스 테일러-코리 시거) 등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이럴 때 더 팀을 강하게 해야 한다. 다저스는 충분히 좋은 선수를 데려올 두터운 팜을 가지고 있다(MLB닷컴 선정 팜랭킹 6위). 지금 다저스의 약점으로는 포스트시즌에서 잘할 수 있는 선발투수다.

트레이드 매물에 올라와 있는 텍사스의 다르빗슈 유. ⓒAFPBBNews = News1
커쇼는 정규시즌에서 뛰어난 선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매번 중요한 순간 무너졌고(PS 18경기 ERA 4.55), 올시즌만큼은 커쇼만큼 잘하고 있는 알렉스 우드는 포스트시즌 4경기 평균자책점이 4.91에 이른다.

우완 선발 브랜든 맥카시는 메이저경력 12년동안 포스트시즌 경험이 아예 없고 마에다 켄타는 지난 시즌 처음 등장한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6.75로 실망스러웠다. 리치 힐도 포스트시즌 4경기 평균자책점 4.50이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3경기 평균자책점 2.81로 팀 내 최고인 상황. 그러나 냉정히 예전의 ERA 2.81을 기록했던 류현진과 현재의 류현진은 많이 다르다.

결국 다저스는 정규시즌은 믿을 수 있어도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히 1승을 안겨줄 선수가 없다. 물론 타선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단기전은 선발 놀음’임을 생각한다면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적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히 승리를 안겨주는 클리프 리같은 ‘포스트시즌 에이스’ 선수가 많이 사라졌다 할지라도 다저스는 보강을 멈춰서는 곤란하다. 마침 다저스는 커쇼와 맥카시가 부상자 명단에도 오른 상황이기에 선발 보강도 필요하다.

어차피 데려와야 한다면 확실한 선수가 좋다. 유망주 출혈도 아끼지 말아야한다. 물론 선발투수가 영입된다면 류현진에게는 좋지 못하겠지만 1988년 이후 첫 우승을 정말 원한다면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지금이 바로 승부를 걸 타이밍이다. 최고라고 자만하다간 또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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