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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초구에 뜬금없이 스트라이크존에 정확히 꽂히는 느린 커브.

패스트볼과 약 20마일이상 차이나는 커브가 초구부터 꽂히자 이 공을 본 모든 미네소타 트윈스 타자들이 멍하니 지켜만 봤다. 패스트볼이 안타로 자주 연결된 류현진에게 있어 초구 커브를 통한 유리한 볼카운트 승부는 4경기 연속 5이닝 2실점 투구를 펼치는데 결정적 묘수가 됐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동안 79구를 던지고 2실점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을 기록하고 5회말 자신의 타석때 교체됐다. 이후 5회말 안에 다저스는 역전에 성공했지만 6회 곧바로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투수 요건이 날아간채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팀은 6-4로 재역전승을 거뒀고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17로 내려갔다.

이날 류현진은 3회까지 고작 1피안타만 내주며 완벽투를 펼쳤다. 특히 1회 2사 후 맞은 안타 후 7타자 연속범타를 잡아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때 류현진은 초구 커브로 상당히 볼카운트면에서 재미를 봤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는 다른 구종들보다 특히 뛰어났고 일반적으로 패스트볼로만 초구를 내리꽂는 패턴에서 벗어나 큰 도움이 됐다.

1회에는 초구로 커브를 1번, 2회에는 2번, 3회에는 세타자 모두에게 초구를 커브로 던졌다. 결과는 모두 스트라이크.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잘 꽂힐 정도로 뛰어났다는 것이며 그 어떤 타자도 방망이를 내지도 못했을 정도로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역으로 잘 찌른 투구였다.

이 덕분에 류현진은 3회까지 상대한 총 10명의 타자 중 6명에게 쉽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몰고갔다. 이는 0-1의 카운트로 시작한다는 것은 투수에게 크나큰 이득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2실점을 허용한 4회에는 초구 커브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과 야스마니 그랜달 배터리가 이 패턴이 너무 읽혔다고 생각해서 쓰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초구 커브를 던지지 않은 이닝에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날 류현진은 5피안타 중 4피안타가 패스트볼이 맞으며 일어난 일이었다. 올 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3할4푼3리일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패스트볼이 아무리 93마일이 나와도 쉽게 맞아나가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이는 평균자책점 3.60으로 괜찮은 수준이다.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절묘한 타이밍에 정확하게 볼카운트 승부에서 효과를 발휘한 ‘초구 커브 스트라이크’였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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