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기억하는가. 지난해 5월이 종료가 된 시점, 시즌 두 달이 지나도 변함없는 낮은 입지에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더 이상은 희망은 없어보였다.

김현수는 ‘최악’의 상황에서 더 이상 헤어 나올 곳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거짓말 같이 김현수는 출전 기회를 늘려갔고 시즌 종료 때는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그리고 1년 후인 현재, 5월은 지나갔고 시즌은 역시 두 달이 지났다. 그러나 현재의 김현수는 ‘최악’이라고 여겼던 1년전 보다 더 좋지 않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과연 김현수는 지난해 그랬듯 6월부터 반등을 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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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2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도 결장했다. 4경기 연속 결장. 나오는 경기보다 안 나오는 경기가 더 많아지고 있고 김현수의 결장 소식에 놀람과 분노의 단계는 넘어 이제 담담해진 상황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더 최악인 상황. 지난해 초반의 김현수는 3월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한 타격으로 인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음에도 팀으로부터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것을 강권받다 끝내 거절하며 홈 개막전에서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4월에는 팀의 23경기 중 고작 6경기 출전에 그쳤고 5월에는 중순까지 역시 다름없이 출전기회가 적다 5월 26일부터 5월 막판 6경기에 내리 출전하며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5월까지 김현수는 팀의 50경기 중 18경기에 나왔고 50타수 18안타(1홈런) 3할6푼의 타율에 출루율은 4할4푼8리에 달했다. 적은 출전 기회에도 타격 성적이 굉장하다보니 결국 5월 말부터 팀에서 플래툰 좌익수로서나마 꾸준히 기회를 줬고 결국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2016년 4,5월의 김현수 : 팀 50경기 김현수 18경기 타율 0.360 출루율 0.448 장타율 0.480 1홈런 3타점 6득점 2루타 3 삼진 8

당시를 떠올려보면 제한된 기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은 것에 대한 팀의 보복’이라는 음모론적 시각이 나올 정도로 김현수의 상황은 더 나쁠 수 없을 것 같다.

조심스레 김현수의 국내복귀를 권유하는 여론도 있었다. 가히 ‘최악’의 상황이었고 이를 이겨내고 5월말부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내 주전급 선수로 거듭나며 시즌을 마친 김현수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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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지난해와 3월을 빼곤 다른게 없다. 아니 더 최악이다. 3월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팀의 확실한 주전급으로 평가를 받았고 그의 과제는 플래툰을 벗어나 붙박이 좌익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트레이 만치니라는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고 만치니는 처음엔 김현수와 기회를 공유하나했지만 폭발적인 공격력(5월까지 38경기 타율 0.290 장타율 0.508 7홈런 24타점)으로 끝내 김현수가 맡고 있던 좌익수 우투수 플래툰자리까지 차지하고 말았다.

2017년 4,5월의 김현수 : 팀 51경기 김현수 24경기 타율 0.246 출루율 0.333 장타율 0.328 1홈런 3타점 6득점 2루타 2 삼진 13

지난해 5월까지의 모습과 비교하면 올해가 6경기나 더 나갔지만 안타수는 3개가 줄었고 삼진은 5개가 더 늘었다. 타율에서 볼 수 있듯 3할6푼까지 올랐던 타율은 2할4푼6리로 추락했다. 타석에 10번 더 들어서 안타를 3개 더 못 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종료 시점은 막판 7경기 중 6경기 연속 선발로 나오며 ‘이제 기회가 주어진다’는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었다. 지나고 나니 알았지만 깊고 깊은 터널 안에서 보이던 작은 불빛이 출구에서 나오는 빛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터널 출구를 나온 줄 알았던 올해, 알고 보니 더 깊은 터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이맘때에는 작은 불빛이라도 보며 희망을 꿈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그만 불빛조차 보이지 않기에 더 암울하다.

과연 김현수는 지난해 그랬듯 6월부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지난해 이맘때보다 더 암울한 상황을 이겨내야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김현수 앞에 놓여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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