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어렵사리 시즌 2승째를 챙겼다.

그러나 여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다른 선발투수들이 부상에서 곧 복귀할 예정이어서 계속해서 5선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7-2 완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타자를 압도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은 시즌 2승을 통해, 자신을 왜 선발투수로 기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물음에 최소한의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입지 불안이 완벽하게 가신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승리보다 패전이 더 많은 다저스의 5선발이다.

현재 다저스는 풍부한 선발진 덕분에 행복한 고민에 빠진 팀이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알렉스 우드, 훌리오 유리야스는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했다. 유리야스가 가장 최근 경기였던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그의 위상은 한 경기로 흔들리지 않는다.

브랜든 매카시가 지난 16일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해도, 베테랑 리치 힐이 버티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잦은 손가락 부상만 아니라면 선발진에서 나름 활약이 기대되는 만큼 류현진에게는 쉽지 않은 경쟁 상대다.

이미 이들과 경쟁하는 것도 벅찬 류현진인데 설상가상으로 마에다 켄타가 부상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올시즌 3승2패, 5.03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하지만 마에다는 여전히 믿을 만한 선발 카드다. 5선발이 아닌 3선발 경쟁이 충분히 가능한 선수.

마에다가 복귀하게 된다면 다저스는 필연적으로 최소 한 명 이상의 선수를 선발진에서 제외해야 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마에다의 예상 복귀 시점을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 중 한 경기로 못 박았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현지 매체인 OC 레지스터는 “마에다가 빠진 자리를 류현진과 리치 힐 두 선수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마에다 복귀 시 선발진에서 제외될 선수가 사실상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지적이다.

고민이 많아질 다저스인데, 구상을 마칠 시간을 벌 방법은 존재한다. 류현진과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겠지만 다저스가 마에다의 복귀 시점에 맞춰 류현진을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려두는 것이다.

이날 경기 도중 오른 팔목과 무릎에 공을 맞았던 그였기에 부상자 명단에 포함돼도 크게 어색하진 않다. 실제로 류현진은 1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시 슬라이딩을 하다 경미한 왼쪽 엉덩이 타박상을 입었는데, 다저스는 2일 곧바로 류현진을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다.

이번에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6회 1사에서 저스틴 보어의 강습 타구를 맞은 류현진은 곧바로 교체됐다. 물론 홀로 걸어 내려갔을 정도로 부상의 정도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부상자명단에 등재될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

물론 로버츠 감독은 마이애미전 직후 "류현진이 부상자 명단에 등재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지만 시간이 흐르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시즌 2승에도 팀 사정 탓에 마냥 웃을 수 없는 류현진의 처지는 다소 씁쓸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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