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왼쪽)과 포수 오스틴 반즈.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포수를 교체했지만 류현진(30·LA 다저스)의 경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안함은 잔존했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2017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7-2 승리를 거뒀다.

나름 호투였으나 완벽한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경기 내내 7득점을 올린 타선의 지원을 받아 시즌 2승을 챙길 수 있었다.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 경기였다. 그가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0실점(5자책)이라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과 마주했기 때문.

당시 류현진의 부진 이유를 두고 여러 분석들이 나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부각됐던 부분은 역시 배터리 호흡이었다. 콜로라도전에서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백업 포수 오스틴 반즈와 짝을 이뤘던 것이 류현진에게 문제로 작용했다는 것이 해당 지적의 주된 내용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반즈보다는 주전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의 호흡을 맞췄을 때 성과가 좋았다. 마이애미전 이전까지 류현진은 그랜달과 호흡을 맞춘 4경기에서는 3.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오스틴 반스와 배터리를 이룬 2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8.10까지 올랐다. 피안타율 역시 그랜달과 함께 할 때는 2할6푼에 불과했지만, 반즈와 함께 했을 때는 3할3푼3리까지 치솟았다.

이런 탓에 그랜달이 포수로 선발 출전하는 마이애미전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류현진이 앞선 경기보다는 안정적인 활약을 펼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기록상으로는 해당 예측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류현진은 불안했다. 2회와 3회 연달아 홈런을 맞으면서, 시즌 초반부터 제기 됐던 홈런 공포증이 다시 대두됐다.

경기 전체적으로는 변화구 비율을 높인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나 피홈런 허용 당시의 볼배합은 여전히 문제가 있어보였다. 2차례 모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공을 던지다 홈런을 맞았는데, 이 때마다 그랜달이 류현진에 요구한 공은 직구였다.

그렇다고 해서 피안타율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이날 경기 류현진은 5.1이닝 동안 총 7개의 안타를 내줬다.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피안타율이 3할5푼에 달한 것. 내준 안타 개수를 생각해 본다면 2실점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마이애미전을 통해 드러났듯이 이제 류현진은 특정 포수와도 궁합이 유독 잘 맞는다며 변명하기도 힘들어졌다. 결국 중요한 것은 류현진 본인의 경기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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