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천신만고 끝에 시즌 2승을 따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위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졌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2017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7-2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이로써 2경기 만에 시즌 2승을 챙겼다.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이닝 10실점(5자책)이라는 최악의 경기를 펼친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시즌 2승을 챙겼다는 부분은 분명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점이나 아쉬운 점이 전혀 없었던 경기는 아니었다.

2차례의 피홈런도 문제지만 여전히 밋밋한 체인지업은 과제로 남았다. 부상 이전 류현진은 속구 계열에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부상 이전 2시즌(2013,2014) 류현진의 직구 구사 비율은 53.44%에 달했다.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있었던 것. 속구 계열의 체인지업은 한국 시절부터 그의 주무기 중 하나로 통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부상 복귀시즌인 올시즌 속구 계열 중 직구의 비율을 크게 줄였다. 올시즌 그의 직구 구사 비율은 45.68%. 부상 이전에 비해 8% 가량 감소한 것. 대신 류현진은 체인지업 비율을 높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부상 이전에는 20.65%였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올시즌 29.17%로 약 10% 정도 높아졌다.

문제는 과거에도 주무기였고 현재에도 주무기로 쓰였던 체인지업의 위력이다. 시즌 전체로 보면 위력적이다.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2할5푼6리인 것. 이는 지난 2014시즌(피안타율 0.318)에 비한다면 양호한 편. 그러나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12일 콜로라도전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밋밋했다.

무뎌진 체인지업의 대가는 상상이상으로 컸다. 1회 놀란 아레나도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우전 안타를 얻어맞은 것을 시작으로 2회 라이언 하니간, 마크 레이놀즈에게 던졌던 체인지업은 연달아 안타로 이어졌다. 이날 8피안타 가운데, 체인지업만 3차례나 공략당한 것.

콜로라도 타선에게 난타를 당했던 류현진은 3회부터 체인지업 구사를 자제했다. 3회에는 전혀 쓰지 않다가 4회에는 단 3차례만 사용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4회에 구사했던 3구 모두 스트라이크로 연결 됐다는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율을 상당히 낮췄다. 이날 총 7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15개의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비율로 따져보면 18.99%. 이날 경기 전까지 체인지업 구사율이 29%였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크게 낮아졌다. 전체적으로 체인지업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마이애미 타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허나 비율과 함께 위력도 줄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통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을 노렸지만, 마이애미 타자들은 좀처럼 속지 않았다.

이날 15개의 체인지업 중 스트라이크로 연결된 것은 단 3개(볼 8개)뿐. 이마저도 2개는 5회 에딘손 볼케즈의 2차례의 번트 파울이었다. 2차례의 범타를 이끌어내기도 했으나, 2회에만 체인지업이 두 차례나 안타로 이어졌다.

특히 1-1로 맞선 2회초 J.T 리얼무토에게 내준 좌전 안타는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렸던 것이 원인이었다.

승리는 했지만 기쁨에 도취되기엔 이르다. 여전히 그는 승리보다 패전이 많은, 입지가 불안한 5선발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체인지업의 위력마저 저하된 채 머물러 있다면 류현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뿐이다. 부상 이전만큼은 아니어도 일정 수준까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을 끌어올려야 할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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