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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올시즌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도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87에 그쳤던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지난 등판들과 달라진 모습을 통해 부활의 날개를 펴는데 성공했다.

총 9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5피안타 1볼넷 밖에 내주지 않았고 탈삼진 3개를 솎아내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단 1실점으로 묶었다. 지난 2014년 9월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6.2이닝 2실점) 이후 무려 961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챙겼고, 2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채우기도 했다.

특히 류현진은 직구(30구)보다 체인지업(40구)을 더 자주 구사하는 패턴을 가져갔으며, 대부분의 체인지업이 낮게 깔리면서 제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직구 역시 최고 시속 93마일(약 150km), 평균 시속 90마일(약 145km)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의 불안 요소들을 상당수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64(21.1이닝 11자책점)까지 크게 낮췄다.

그러나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팀이 1-2로 패하면서 시즌 첫 승 대신 시즌 4패째를 떠안아야 했다. 타자들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다저스 타선은 샌프란시스코 선발 맷 케인의 호투에 완전히 틀어 막혔다. 6회까지 단 2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고, 볼넷 1개를 포함해 총 3차례 출루했을 뿐이다. 4회까지는 2루조차도 밟아보지 못했다.

8회 샌프란시스코 불펜진을 상대로 뒤늦게 점수를 뽑아내긴 했으나 무사 1, 3루에서 단 1점을 얻는데 그쳤다는 점도 아쉬웠다. 첫 득점 이후 톨레스가 헛스윙 삼진, 1루 주자 테일러가 도루에 실패하며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다저스 불펜진 역시 7회말 실점을 내줬기 때문에 1점으로는 류현진의 패전 요건을 지울 수 없었다. 9회 2사 2루의 마지막 기회에서는 2루 주자 터너가 황당한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고 말았다.

물론 1회에는 류현진 역시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호수비 덕에 실점을 막아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타선 지원에서는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비단 이날 경기 뿐 아니라 류현진은 올시즌 총 4번의 등판에서 21.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2점을 지원받는데 그쳤다. 9이닝 당 0.84점으로 1실점 완투를 해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 메이저리그 통산 득점 지원율(RS/9)은 4.72점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올시즌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한화 시절 류현진은 소년 가장 역할을 수없이 책임져왔다. 특히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해였던 2012년에는 27경기 가운데 22차례나 퀄리티스타트(2위)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2.66(5위)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정복하지 못했다. 동료들로부터 9이닝 당 3.5점 밖에 지원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2시즌 첫 3경기에서는 23이닝 동안 단 2점을 지원받았을 뿐이다. 올시즌 다저스가 초반만 놓고 보면 한화 타선보다 좀 더 낫지만 위로를 삼을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아니다. 이같은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자칫 한화 시절보다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도 있다.

이미 수많은 경험을 통해 외로운 호투에 익숙해진 류현진이지만 그 역시 오랜 기간 힘든 시기를 겪어왔다. 주변의 도움을 통해 보다 확실하게 자신감을 얻을 계기가 필요하다. 모처럼 좋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기 때문에 승리가 아닌 패배를 떠안게 된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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