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자신에게 씌어진 시프트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연속 밀어친 안타와 이날 경기에서 모든 타구를 밀어쳤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를 담은 타격이다.

추신수의 텍사스 입단후(2014년부터) 타구 분포도. 내야 잡아당긴 타구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브룩스 베이스볼
텍사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서 3-4로 패하며 2연패했다.

전날 좌완 불펜을 상대로 밀어치며 4타수 1안타로 2017시즌 개막전을 시작한 추신수는 이날 역시 2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추신수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는 4구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공을 눈에 익히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맞은 3회 또 다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이 오자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카라스코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구가 몸쪽으로 들어오자 그대로 밀어 쳤다. 3루수 좌측을 향했지만 공이 빨랐기에 뚫었고 좌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개막전 좌완 불펜을 상대로 밀어친 안타에 이은 연속 밀어친 안타.

1루에 나간 추신수는 후속타자의 도움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마자라가 오버런을 하다 2루에서 잡히며 1사 2,3루의 기회가 2사 3루가 됐고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팀이 2-3으로 뒤진 5회말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오른쪽으로 쏠린 수비진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출루가 필요하자 추신수는 초구부터 번트 모션을 취했다. 그리고 2루째 92마일짜리 투심패스트볼이 중앙으로 들어오자 정말 3루방면 번트를 댔다. 하지만 이 공은 다소 얕았고 투수 카라스코가 공을 잡은 후 1루로 송구해 아웃이 됐다. 추신수는 전력질주 했지만 간발의 차로 번트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마지막 타석은 팀이 2-4로 뒤진 8회말 찾아왔다. 그러나 상대는 클리블랜드 불펜 에이스 앤드류 밀러. 밀러는 8회말 올라와 이미 두 타자를 가볍게 잡은 후 2사 주자 없는 편한 상황에서 추신수를 맞았고 추신수는 밀러의 공마저 밀어치려다 좌익수 뜬공에 잡혔다. 개막전에 이어 또 다시 4타수 1안타의 성적이었다.

원래는 스프레이히터(경기장 전체에 스프레이처럼 공을 뿌리는 타자)였던 추신수는 FA가 되고 몸상태가 안좋아지면서 극단적으로 당겨쳤다. 자연스레 1,2루방면에 잡히는 타구가 많아졌고 상대팀은 '시프트의 시대'를 맞아 추신수에게 시프트로 대응했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시프트가 없는 상황에서는 3할2푼3리의 타율, 시프트가 된 상황에서는 2할7푼3리로 5푼의 타율 차이를 보였다. 통산 시프트가 있든 없든 타율이 거의 똑같은(시프트 상황 타율 0.335 시프트 아닌상황 0.336) 모습을 보였던 추신수 입장에서는 지난해 시프트 상황에서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시프트를 깨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개막 첫 안타도 좌투수를 상대로 밀어치고, 이날 경기에서도 밀어친 안타에 시프트를 깨기 위한 3루방면 번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난 밀어 칠 수도 있는 타자’라고 어필하고 있다. 이날 삼진을 제외한 모든 타구가 왼쪽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이런 어필을 통해 상대팀이 시프트를 하지 못하게 예방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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