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2017시즌 네 번째 시범경기에서 명과 암을 동시에 보였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5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벡 렌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그는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실점을 기록한 뒤 역할을 마쳤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2017년 시범경기 기간 1.00이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57까지 소폭 상승했다.

지난 12일 LA 에인절스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17일 시카고 컵스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는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2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켠 바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도 호투를 펼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임을 얻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바람은 절반만 이뤄졌다. 시범 경기 기간 처음으로 5이닝을 책임지면서 77개의 공을 던졌던 부분과 볼넷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었지만, 2차례의 실투가 나오면서 시범경기 첫 피홈런 2개를 기록했던 것이 뼈아팠다.

그러나 의욕과는 달리 시작은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제이콥 메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팀 앤더슨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닝 종료까지 1아웃만을 남겨놨던 류현진. 그러나 이전 등판보다 전체적으로 높았던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섰던 멜키 카브레라가 류현진의 3구째 커브를 통타, 좌측 담장을 가볍게 넘겼던 것. 커브가 높게 들어갔던 것이 원인이었다.

첫 실점을 내준 류현진은 유격수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포구 실책으로 후속타자 토트 프레이저의 출루까지 지켜봐야 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비사일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막아냈다.

1회부터 실점을 내줬던 류현진은 2회 들어 안정을 되찾아갔다. 2회초 맷 데이비슨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그는 욜머 산체스까지 외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가볍게 2개의 아웃카운트를 챙긴 그는 오마 나바에즈까지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3회 역시 큰 위기는 없었다. 3회초 선두타자 로리 가르시아의 번트 안타를 지켜 봐야했지만류현진은 후속타자 메이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한 그는 선행주자를 잡아내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앤더슨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1회 자신에게 홈런을 기록한 카브레라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해냈다. 가볍게 이닝이 마무리 됐던 순간.

1회 피홈런을 제외한다면 흠잡을 데 없었던 그였는데, 류현진은 4회 들어 또다시 피홈런에 울었다. 4회초 지난 시즌 40개의 홈런을 때려낸 까다로운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유격수 앞 땅볼로 돌려세운 그는 아비사일 가르시아 역시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문제는 2사 이후였다. 데이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그는 산체스를 상대했다. 하위 타선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 여겼던 류현진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산체스가 보란 듯이 좌월 투런포를 연결했기 때문. 공이 가운데로 다소 몰렸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행히 나바에즈를 1루 뜬공으로 막아내면서 류현진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피홈런 탓에 그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4회까지 총 58개의 공을 던졌던 류현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행히 4회 피홈런의 기억을 완벽하게 털어낸 모습이었다. 5회초 선두타자 가르시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그는 후속타자 메이까지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다저스의 3루수 로건 포사이드의 수비가 빛났다.

류현진은 5회초에도 2사 이후 피안타를 허용했다. 앤더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것. 이어 타석에는 1회초 솔로포를 기록한 카브레라가 등장했다. 류현진은 카브레라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타성 타구였지만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넘어지면서 잡아내 그는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5회까지 77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류현진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 번째 타석을 책임졌다. 2회 2사에서 내야 땅볼로 돌아섰던 그는 외야로 향하는 빠른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덕아웃으로 돌아섰다.

5회말 타석을 끝으로 류현진의 경기가 마무리됐다. 6회 시작과 동시에 다저스 마운드에는 브랜든 모로우가 올라섰던 것.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했던 류현진의 네 번째 시범경기는 그렇게 매듭지어졌다. 100% 만족할 수는 없는 경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만한 경기도 아니었다. 선발진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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