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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의 아쉬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느낌이다.

박병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박병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7번 1루수로 출전,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첫 타석이었던 2회초 2사 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5회 무사 1루에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상대 선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의 2구째 공을 그대로 통타, 중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의 시범경기 4호포다.

이날 홈런 포함, 13경기에 나서 33타수 13안타 타율 3할9푼4리 4홈런 8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박병호다. 팀 내 홈런 1위인 동시에 경쟁자이자 시범경기에서 13타수 1안타 타율 7푼7리에 그친 바르가스를 완벽하게 제친 상황이다.

그가 강해진 이유는 명확하다. 약점을 확실하게 보완했다. 작년 박병호의 문제 중 하나는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늦었다는 점이다. 95마일(시속 153km) 이상의 빠른 공을 상대로 20타수 1안타 타율 5푼에 그쳤다. 자연스레 삼진 개수가 늘어났다. 244타석에서 80개의 탈삼진을 당했다.

거기에 손목 부상까지 겹쳤다. 최악이었다. 그렇게 시즌 타율 1할9푼1리와 12홈런 80탈삼진이라는 극과 극의 성적을 남겼다. 구단 역시 인내하고 또 인내했지만 결국 작년 시즌이 끝나고 박병호는 방출 대기 통보 받았다. 그나마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되면서 다시금 기회가 주어지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박병호는 시범경기를 통해 향상된 컨택 능력, 그리고 홈런이 아니더라도 장타력을 갖춘 중장거리형 타자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3개의 안타 가운데 7개가 1루타, 나머지 6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일단 맞추면 절반 이상은 장타라는 이야기다.

빠른 공의 대처 역시 좋아졌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가 쳐낸 1, 2호 홈런이 모두 150km가 훌쩍 넘는 빠른 공이었다. 특히나 두 번째 홈런을 쳐낸 공의 경우, 시속 154km가 찍혔다. 빠른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니 스윙에 힘이 실렸고 이는 타격 페이스 상승으로 이어졌다.

거기에 차분해졌고 눈도 밝아졌다. 작년 시범경기와 비교하면 차이는 명확하다. 2016년 시범경기에서 그는 삼진 17개를 당했고 볼넷은 단 1개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9개의 탈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을 5개 골라냈다. 시범경기를 무조건 시범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도 거포형 선수의 매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무뎌졌다. 대신 박병호도 작년의 문제점을 보완, 타격폼도 수정하면서 리그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필요한 상황에 따라 박병호는 언제든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유연한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미네소타의 주전 지명타자 자리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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