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2017 WBC 대표팀의 케니 바르가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박병호의 포지션 경쟁자이자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의 케니 바르가스(27·미네소타 트윈스)가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아 맹활약을 펼쳤다.

푸에르토리코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라운드(F조) 최종전에서 13-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푸에르토리코는 이미 준결승 무대에 선착한 일본과 함께 이번 대회 유이한 전승팀이 됐다.

사실 이날 경기는 긴장감이 극히 낮은 경기였다. 이미 F조에서 2승을 거둔 푸에르토리코와 2패에 그치며 탈락이 확정된 베네수엘라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 이런 탓에 푸에르토리코는 야디에르 몰리나, 하비에르 바에즈, 카를로스 벨트란 등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부여했다.

백업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한 푸에르토리코의 결정은 바르가스에게는 호재였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박병호의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자로 평가받았던 바르가스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도 미룬 채, WBC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 직전까지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저조한 성적도 개의치 않았던 그였다.

지명타자와 1루수로서 선발 출격을 노렸던 바르가스였는데, 현실은 그의 예측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지명타자 자리는 카를로스 벨트란의 몫이었고, 1루 자리 마저 T.J 리베라에게 내준 것. 특히 리베라는 지난 시즌에 들어서야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 게다가 2루수로 분류되는 선수였기에, 주전자리를 빼앗긴 바르가스의 충격은 상당했다. 백업선수로 전락한 그는 이날 경기 이전까지 2017 WBC에서 단 1경기에만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바르가스가 자리를 비운 동안, 미네소타에서는 포지션 경쟁자 박병호가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박병호는 19일까지 올시즌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3할8푼7리(31타수 12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주전으로 등극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는 성적.

미네소타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WBC에서의 주전 등극도 실패하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건지지 못한 바르가스는 소속팀 푸에르토리코의 연전연승에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바르가스였지만 다행히 한숨은 돌렸다. 베네수엘라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 2타점을 기록한 것. 특히 이날 기록한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을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말 그대로 베네수엘라에 분풀이를 제대로 한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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