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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선수단끼리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네덜란드가 야구강국으로 거듭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7일(이하 현지시각)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대해서 조명하면서 '다양성'과 '단합'에 주목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네덜란드 본토, 네덜란드령 아루바,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의 선수들이 한 데 모여 있다. 이때문에 네덜란드의 벤치에서는 여러 가지의 언어가 들려온다.

네덜란드 본토 출신 선수들은 네덜란드어를, 아루바와 퀴라소 출신 선수들은 토착어인 파피아멘토어를 사용한다. 퀴라소 1호 메이저리거이자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있는 헨슬리 뮬렌 감독도 파피아멘토어를 포함해 영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총 5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의사소통이 쉽지는 않을 터. 아루바와 퀴라소 출신 선수들은 네덜란드어를 사용할 줄 알지만 영어로 다른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네덜란드 토박이인 외야수 스테인 밴덴미어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어렵긴 하다"며 털어놨다.

사실 네덜란드 본토에서는 야구보다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더 크다. 그런데도 야구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것은 퀴라소와 아루바 출신 선수 덕분이다. 뮬렌 감독은 "아루바에선 5살만 되면 배트를 잡는다"며 "네덜란드에서는 그 나이에 공을 차기 시작한다"고 비교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아왔지만 네덜란드 대표팀은 '원팀'임을 자부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뛰어왔기 때문에 이런 대회를 같이 나선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며 "우리팀은 라이벌 의식 없이 잘 단합돼 있다"며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원팀' 네덜란드가 과연 이번 WBC에서도 지난 대회 못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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