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FA재수의 성공 사례가 나왔다. 유격수 겸 중견수 이안 데스몬드(30)가 콜로라도 로키스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폭스 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각) “데스몬드와 콜로라도가 5년 70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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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몬드 입장에서는 1년을 기다린 끝에 얻어낸 눈물의 계약이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데스몬드는 2009년 데뷔 후 약 7년을 기다린 끝에 2015시즌이 끝나고 드디어 FA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대형 FA계약을 기다렸지만 자신을 데려가며 신인지명권을 내줘야하기에(퀄리파잉 오퍼 거절) FA미아가 되고 말았다. 결국 시즌을 눈앞에 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 800만달러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텍사스에는 이미 엘비스 앤드루스라는 장기계약으로 묶인 유격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데스몬드는 커리어 내내 뛰어오며 실버슬러거도 3차례 받았던 유격수 포지션을 포기하고 중견수로 이동해야했다.

데스몬드 입장에서는 자존심과 같았던 유격수 포지션을 포기하고 나이 30에 새로운 중견수 포지션에 적응해야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게다가 스프링캠프가 돼서야 계약을 했기에 몸도 채 준비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데스몬드는 모든 우려를 벗어내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텍사스에서 무려 156경기나 나오며 2할8푼5리의 타율에 출루율 3할3푼5리, 장타율 4할4푼6리에 22홈런 86타점 21도루로 20-20클럽 가입에도 성공했다. 올스타 선정은 덤이었다.

타격 성적으로만 보면 MVP표까지 받았던(16위) 2012년(장타율 0.511)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시즌이었다. bWAR도 2.7로 텍사스 모든 선수 중 5위에 해당했다. 특히 중견수 수비에서도 -3.0 수비 WAR로 그리 나쁘지 않았고 디펜시브 런 세이브(DRS)에서도 -6으로 첫 중견수 도전임에도 선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 중견수인 앤드류 맥커친이나 아담 존스 등이 더 성적이 안 좋을 정도였다.

원래 유격수였던 데스몬드. ⓒAFPBBNews = News1
결국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인정을 받고 데스몬드를 영입하면 유격수 수비와 중견수 모두를 맡길 수 있다는 유틸리티성까지 생긴 것. 결국 데스몬드는 다시 한 번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면서 FA시장에 나왔고 콜로라도와 5년 7000만달러 계약을 하면서 그토록 바라던 FA대박에 성공했다.

콜로라도는 내년 1라운드 11픽을 내줘야함에도 20홈런 이상 시즌을 4번이나 만들어낸 데스몬드의 파워와 함께 손가락 부상을 당했던 신인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를 대신할 자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혹은 데스몬드를 아직 의문이 많은 신인 데이빗 달을 대신할 좌익수로 쓰거나 혹은 중견수 찰리 블랙몬(29홈런)을 트레이드 시키고 데스몬드를 중견수로 쓰는 방법 등 활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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