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추추 트레인’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가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을 가득 안고서 귀국했다.

추신수는 18일 오후 대한항공 KE032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추신수는 공항에서 귀국 소감을 겸한 스탠딩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번 겨울에는 별도의 공식적인 기자회견 없이 국내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올시즌 추신수는 부상 여파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야 했다. 4월11일 오른쪽 종아리를 시작으로 5월24일에는 왼쪽 햄스트링, 7월21일에는 등 하부, 8월16일에는 왼팔에 이르기까지 무려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악재가 찾아왔다.

결국 추신수는 2007년 이후 최소에 해당되는 48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성적 역시 타율 2할4푼2리(178타수 43안타) 7홈런 17타점 27득점으로 저조한 수치를 남겼다. 10월 말 텍사스 지역 신문인 댈러스 모닝 뉴스는 텍사스 선수들의 개인 평점을 매겼는데 추신수는 두 담당기자로부터 ‘C-’, ‘D'점을 밭는데 그쳤다. 잦은 부상 뿐 아니라 노쇠화에 대해 언급됐을 만큼 혹평이 쏟아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추신수는 2017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 합류했다. 9월 예비 엔트리 50명에 등록된 이후 지난 10일에는 최종 28명에도 포함됐고, 김현수, 이용규, 최형우, 민병헌과 함께 대표팀의 외야를 책임지게 됐다.

추신수에게는 올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좋은 기회나 다름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으나 무사히 복귀전을 치른 만큼 몸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텍사스 측의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번 WBC에는 각 국가마다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출전할 예정이고, 추신수 역시 구단에 강력하게 출전을 요청했기 때문에 합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7년 만에 대표팀 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2013년 WBC에서 소속팀 사정상 합류하지 못했고, 일부 팬들에게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한 이후 출전이 불발되면서 대표팀 합류를 기피한다는 의혹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성적에 대한 명예회복 뿐 아니라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의지에 가득 찬 모습으로 한국 야구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을 확실히 했다.

2009년 WBC 당시 준결승과 결승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진가를 떨쳤던 추신수는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무려 타율 5할7푼1리 3홈런 11타점을 폭발시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메이저리거로서의 기본적인 클래스가 있을 뿐 아니라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추신수다.

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어쩌면 마지막으로 가슴에 새기는 태극마크가 될 수도 있다. 추신수가 대표팀에서 또 한 번 중심 역할을 해내며 한국이 프리미어12 이후 또 한 번 세계 정상을 수성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