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1차전, 4차전, 7차전 선발 등판이었다.

또 호투를 바라며 7차전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바람이었다. 코리 클루버는 7차전 선발 등판에서 끝내 4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되며 8일간 3선발이라는 혹독한 일정을 이겨내지 못했다. 역시 현대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전설의 4승인 최동원이나 마지막 월드시리즈 1,4,7차전 승리투수인 밥 깁슨(1967)이 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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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는 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7차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7-8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서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68년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지 못했다. 반면 컵스는 1908년 순종 2년 이후 108년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기록을 드디어 깼다.

이날 클루버는 단 한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7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미 1차전 6이닝 무실점 승리, 4차전에서는 6이닝 1실점 승리로 엄청난 모습을 보였기에 7차전 역시 모두 그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미 3일 휴식 후 등판인 1-4-7차전 등판을 챔피언십시리즈부터 하고 있었고(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4차전 선발), 데뷔 후 처음으로 8일간 3선발의 경험을 하는 클루버는 선두타자였던 덱스터 파울러에게 홈런을 맞는 순간 사실상 무너졌다.

월드시리즈 7차전 최초의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한 클루버는 2번 카일 슈와버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다행히 이후 9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하며 위기를 탈출하나 했지만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피안타 후 앤서니 리조에게 몸에 맞는 공을 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다소 얕은 중견수 플라이에도 브라이언트가 홈을 파고들며 2점째를 냈고, 이어 기대도 안했던 윌슨 콘트레라스에게서 2루타에게 또 점수를 허용했다.

결국 5회에도 억지로 올라온 클루버는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끝내 4이닝 4실점으로 강판되고 말았다. 1회, 4회, 5회 모두 선두타자를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클루버에게서 7차전까지 잘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클리블랜드의 지나친 바람이었는지 모른다. 클루버는 이미 1,4,차전 승리로 제 몫 이상을 했다. 그런 선수에게 또 다시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팀 사정이 문제다. 게다가 클루버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인데 이정도까지 잘한 것은 이미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 기대 이상을 해준 클루버에게 이번에도 1984년 한국시리즈의 최동원같은 모습(4승1패)이나 49년전인 1967년 월드시리즈에서 1,4,7차전 선발 등판해 3승을 올린 밥 깁슨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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