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살아생전 시카고 컵스의 우승을 보게 됐다. 1908년 순종 2년 이후 무려 108년만에 우승이다. 현세대는 108년의 시간동안 끝내 컵스의 우승을 보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한 전세대에 비해서는 분명 행운아다. 누군가는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도 볼 수 없었던 컵스의 우승을 끝내 목도하게 된 현세대는 분명 행운아다.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7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원정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7로 승리하며 무려 1908년 이후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컵스는 1회초 선두타자였던 덱스터 파울러부터 리드오프 홈런을 기록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결국 1,4,7차전 승리를 노리던 상대선발 코리 클루버를 4이닝 4실점으로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클루버 대신 나온 앤드류 밀러마저 컵스 타선은 2.1이닝 2실점으로 무너뜨렸고 클루버-밀러에 의존하던 클리블랜드 전체는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다.

끝내 컵스는 4차전까지 1승3패로 몰렸던 시리즈를 4승3패로 역전시키는 준 리버스 스윕을 해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1985년 캔자스시티 로얄스 이후 31년만에 일이다. 그리고 컵스는 1908년 마지막 우승 이후 108년만에 우승을 해냈다.

108년의 세월을 어떻게 해야 좀 더 현실적으로 느낄까. 위인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시락 폭탄’의 윤봉길 의사가 이때 태어났고 108년의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인터 밀란이 이때 창단했다. 그리고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는 총 3세대를 하고도 반을 넘보는 수준이다. 즉 현재 10~20대는 할아버지가 태어나기 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현재 80세 이상의 노인 인구도 1936년생 이상이다. 1910년대, 20년대에 태어났던 옛 세대들은 시카고 컵스라는 팀이 우승했다는 것을 과거에만 듣고, 끝내 자신이 죽을때까지 보지 못했던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세대는 드디어 컵스의 우승을 목도하게 됐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심금을 울린 사진을 뽑으라면 할머니 팬이 들고 있는 옷에 ‘죽기전에 딱 한번만(Just one Before die)’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던 것이다(사진 1). 우리는 ‘오랜만에 우승했내’ 정도지만 누군가에게는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었고, 자신의 부모님은 끝내 보지 못했던 광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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