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과연 누가 시구를 할까.

1945년 이후 무려 71년만에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첫 공을 던질 시구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구자는 경기 당일 리글리필드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는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3,4,5차전이 차례로 열린다. 시카고 컵스가 무려 71년만에 월드시리즈에 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1승1패로 원정 2연전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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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승1패로 마쳤기에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 제도상 리글리필드에서 3,4,5차전이 모두 열리는 것은 확정됐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무려 71년만에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경기다. 엄청난 의미를 가지며 과연 3,4,5차전 시구자로 누가 나설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실질적인 염소의 저주가 깨지는 29일 3차전 시구자가 누가될지 관심이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다시는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팬의 말부터 시작됐다. 이제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기에' 우승 여부를 떠나 ‘염소의 저주’는 깨지는데 과연 그 첫 공을 던질 사람이 누구인지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외신 치트시트는 지난 26일 ‘누가 컵스 홈경기에서 시구를 할까’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이 매체는 총 3부류의 시구자를 예상했는데 첫 번째로는 컵스 출신 명예의 전당 선수들(빌리 윌리엄스, 그렉 매덕스, 데니스 에커슬리 등), 두 번째로는 시카고의 유명인사들(마이클 조던, 마이크 딕타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꼽았다. 이 매체의 의견과 더불어 상상력을 발휘해 시구자를 예상해본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 혹은 대통령 버락 오바마?

이 매체는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시구자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사실 그의 남편이자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시카고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해 현 위치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는 컵스의 지역 라이벌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랜 팬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하지만 미셸 오바마나 버락 오바마가 컵스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른다면 ‘국민대통합’을 이뤄내는 대표적 사례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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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바트만의 저주’를 만든 스티브 바트만

200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컵스는 8회까지 3-0으로 앞서며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하지만 스티브 바트만이라는 관중이 파울볼을 억지로 잡으려고 했다 컵스의 아웃카운트는 인정되지 않았다. 거짓말 같이 이 장면 이후 컵스는 역전패를 당하고 끝내 월드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했다.

이후 이 팬은 컵스 팬들에게는 살해위협까지 당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과연 바트만이 시구자로 나온다면 어떨까하는 여론이 실제로 형성됐다. 상대팀 클리블랜드 2루수 제이슨 킵니스도 ‘바트만이 시구자가 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을 정도. 하지만 이미 바트만이 시구자는 아닐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기도 하다.

▶컵스 레전드의 시구?

치트시트에서 예상했던 컵스 레전드들의 시구는 예상 가능하지만 분명 의미 있다. 시카고 컵스 역사에는 수많은 레전드 선수들이 있다. 당장 우리가 기억하는 그렉 매덕스는 물론 2700안타를 때린 1960년대에 활약한 빌리 윌리엄스 등이 될 수도 있다.

약물로 얼룩지긴 했지만 나름 컵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홈런왕’ 새미 소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간다면 시구를 하고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혹은 1945년 월드시리즈 멤버 중 현재 생존해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월드시리즈에 올라오는 것이 가장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1908년 마지막 우승 당시 월드시리즈 멤버였던 이들이 있다면 좋을 것이지만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전무하다. 물론 그들의 2세 3세들이 한데 모여 시구를 하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08년 태어난 컵스 팬? 혹은 올드팬의 자손

선수뿐만 아니라 팬도 충분히 시구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1908년 시카고에서 태어나신 분이나 1945년에 태어나신 컵스 팬이 올라온다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혹은 1908년 이전부터라도 꾸준히 컵스의 팬이었음이 증명되는 올드팬 가문의 자손이 컵스를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사연을 밝히며 시구하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죽기전에 한번만'. ⓒAFPBBNews = News1
▶마이클 조던? 백투더 퓨처? 유명인사들

시카고하면 역시 전세계인들에게는 마이클 조던의 도시다. 농구의 역사를 바꾼 조던은 시카고에서 뛰었고 야구에도 잠시 발을 들이기도 했다. 물론 화이트삭스에서 뛰긴 했지만 조던이라면 시카고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또한 2015년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예측했던 영화 ‘백투더 퓨처’의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올라오는 것도 재밌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백투더 퓨처 2’에서는 30년 후의 미래로 간 주인공이 2015년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지난해 실제로 컵스가 포스트시즌에 나가며 이 예언이 실현되나 했으나 도리어 컵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예측된 그날(2015년 10월 21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비록 1년을 빨리 예언하긴 했지만 ‘백투더 퓨처’ 관련인들 역시 컵스 우승을 예측했다는 점에서 우승을 바라는 컵스에게는 의미 있는 시구자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컵스는 무려 71년만에 월드시리즈를 드디어 홈에서 치르게 되면서 어떤 경기를 보일지는 물론 시구자 역시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후보자도 많고 사연도 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컵스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를 새삼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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