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마에다 켄타.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다저스의 승부수는 완전히 빗나갔다. 불펜진의 조기투입을 통해,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승부의 추는 컵스로 크게 기울었다.

LA 다저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16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에서 4-8로 완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남은 경기에서 1패만해도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되는 크게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사실 경기는 3회까지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컵스의 존 레스터와 다저스의 마에다의 호투로 경기는 3회말까지 컵스가 1-0으로 근소하게 앞서 있었다.

그러나 다저스가 0-1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1,2루에서 승부를 걸면서 상황은 묘하게 바뀌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4회초 2사 1,2루에서 마에다를 강판하고, 필즈의 빠른 등판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던 것.

문제는 시점이다. 물론 1,2루에 주자가 나가있었지만, 2사였고 타석에는 투수였던 존 레스터가 들어섰다. 마에다는 지난 16일 NLCS 1차전에서 레스터를 상대로 2차례나 볼넷을 내줬던 기억이 있었지만 결코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앞선 2회말 투·타 맞대결에서도 레스터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던 마에다였다. 그에게 승부를 맡겨도 무방했을 상황인 것. 그러나 마에다는 끝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그가 건네준 공은 조시 필즈가 받아 경기를 이어갔다.

MLB닷컴도 실시간 중계를 통해, 로버츠 감독의 마에다 조기 강판 결정을 두고 “훙미로운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마에다의 강판은 예상 밖이었다. 다수의 미국 현지매체들 역시 마에다의 이른 강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다저스의 이러한 선택은 큰 패착이 됐다. 조시 필즈를 시작으로 다저스의 불펜진은 4회는 물론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러나 이날 다저스의 4번째 투수인 조 블랜턴과 6번째 투수였던 페드로 바에즈는 도합 7점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6회 블랜턴이 러셀에 내준 중월 2점포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마에다는 크게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 3.2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게다가 교체 직전까지 투구수가 76개였기에, 경기 내용에 따라 6회까지는 충분히 버텨 볼 수 있었다.

야구에서 만약은 큰 의미가 없지만, 그럼에도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가 6회였기에 ‘6회까지 그가 마운드에 올랐다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됐을까’라는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체 직후 중계 화면에 잡힌 마에다의 표정으로 보아, 강판의 이유가 부상은 아닌 듯했다. 다소 납득이 가지 않았던 다저스의 이른 교체는 마에다에게도, 다저스에게도 큰 상처가 됐다. 5차전을 내준 다저스는 남은 6,7차전을 모두 이겨야 월드시리즈 진출이 가능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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