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코리 시거.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A 다저스의 영건 코리 시거(22)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크 아리에타마저 눌렀다.

LA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16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전적 2승1패를 기록하며, 한 발 앞서나갔다.

이날 다저스 승리의 1등 공신 중 하나는 단연 시거였다. 이날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저스는 걱정이 상당히 많았다. 맞상대로 결정된 컵스의 우완 선발 아리에타가 다저스를 상대로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 워낙 극강의 모습을 보였기에 반드시 안방에서의 승리가 필요했던 다저스 입장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시거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올시즌 그가 우완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것은 물론 올시즌 아리에타와의 맞대결에서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함께 유이하게 안타를 때려냈던 선수가 그였기 때문.

올시즌 우완을 상대로 타율 3할3푼4리를 자랑했던 그는 올시즌 타점의 대부분 역시 우완에게 뽑아냈다. 좌완에게 19타점을 뽑는데 그쳤지만 우완에게는 53타점이나 기록했다. 야구계의 오랜 정설대로 우완에게 강한 전형적인 좌타자의 모습을 보였던 것.

내셔널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시거의 우완 킬러 본능은 수준급이다. 올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내셔널리그 타자들 가운데, 우완 상대 전체 4위에 해당하는 타율을 기록한 것. 시거가 올시즌을 통해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이 된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대단한 기록이다.

올시즌 내셔널리그 전체 우완투수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시거의 위용은 리그 정상급 투수인 아리에타를 상대로도 유효했다.

1회말 1사에서 아리에타의 5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예열을 마친 그는 0-0으로 맞선 3회말 2사 2루 득점 찬스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시거는 이번엔 아리에타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로 만들었고 2루 주자 앤드류 톨레스는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이 실점을 시작으로 다저스전 1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마감한 아리에타는 4회 야스마니 그랜달과, 6회 저스틴 터너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5이닝만 책임진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동안 철벽과도 같았던 아리에타에게 시거가 사실상 균열을 만들어 낸 셈.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다소 기대에는 못 미쳤던 시거였다. 이 기간 2홈런이 있었지만, 타율이 1할3푼3리(30타수 3안타)에 불과했던 것. 하지만 다저스의 루키 시거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면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아리에타를 상대로도 ‘사고’를 쳤다. 왜 그가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히는지 여실히 증명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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