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어느덧 팀 내 홈런 단독 1위의 주인공이 됐다.

강정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1홈런 1타점 2득점 1사구를 기록, 8-6 승리에 힘을 보탰다. 팀을 3연패 수렁에서 구해냄과 동시에 클린트 허들 감독의 1000승을 자축하는 홈런포까지 때려냈다.

선발 4번 3루수로 출전한 강정호는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지만 3회에 곧바로 본인의 가치를 입증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다저스 선발 닉 테페시의 4구째 시속 83마일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것.

다저스가 3회초 2점을 만회하면서 2점 차로 쫓기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강력한 한 방이었다. 이로써 강정호는 지난 23일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은데 이어 불과 이틀 만에 다시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시즌 11호 고지를 정복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강정호는 이번 홈런으로 앤드류 맥커친과 그레고리 플랑코를 밀어내고 팀 내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인해 올시즌 4월 일정을 통째로 날렸고, 5월7일부터 시즌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강정호가 41경기 출전에 그친 반면 맥커친과 플랑코는 나란히 70경기씩을 소화했으며, 타석수는 강정호가 두 선수에 비해 절반 정도 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최근 강정호는 4번 타자로서의 위엄을 제대로 떨치고 있다. 복귀 후 6번에서 컨디션을 조율해온 강정호는 불과 8경기 만에 홈런 4방을 몰아치자 즉각 4번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6월에는 주로 4, 5번을 오갔지만 결국 스타팅으로 나선 34경기 가운데 22경기에서 4번을 책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9번에서 치렀고, 지난해에는 6월 중순이 돼서야 처음으로 4번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강정호는 첫 시즌에도 4번에서 107타석을 소화, 5번(255타석)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시즌에는 96타석을 4번에서 출전하며 지난해 수치에 일찌감치 근접한 상황이다. 다만 이날 경기 전까지 4번에서 타율 2할4푼7리 3홈런 장타율 4할1푼2리로 5번(타율 0.368 3홈런 장타율 0.895) 또는 6번(타율 0.292 4홈런 장타율 0.875)보다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2015시즌 역시 강정호는 4번(타율 0.273 3홈런 14타점)보다 5번(타율 0.309 10홈런 32타점)에서 좀 더 진가를 발휘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최근 4번으로 나선 3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몰아치는 등 서서히 가장 상징성 있는 자리에서도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허들 감독이 “강정호가 이전 팀에서 5번타자였다던데 그럼 4번은 도대체 누구냐”며 놀라움을 드러낸 사실은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넥센 시절 박병호의 뒤를 받쳐왔던 강정호가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4번 타자로서의 품격을 제대로 알리고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