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형근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경기 중 흡사 UFC 경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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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홈경기에서 9-1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화제의 중심에 선 장면은 볼티모어의 3번 유격수 매니 마차도와 캔자스시티 선발투수 요다노 벤추라의 난투극이었다.

이날 2회 투수와 타자로 처음 만난 둘은 몸쪽 공을 두고 설전을 벌인 뒤 5회에 벤추라가 99마일짜리(약 160km) 강속구로 마차도의 등을 맞추자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마차도는 등에 공을 맞은 후 곧바로 마운드로 향해 달려가 벤추라의 안면을 가격했다. 벤추라도 마차도가 달려오자 모자와 글러브를 던지고 싸울 준비를 했지만 휘두른 주먹이 마차도를 빗나갔다. 두 선수의 난투극에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오며 벤치클리어링을 벌이게 됐다.

주먹을 휘두른 두 선수는 경기에서 바로 퇴장조치 됐고 경기는 다시 진행됐다. 하지만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모습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마차도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통해 "99마일은 (위력이) 엄청나다. 이런 공을 맞으면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벤추라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려고 했다"고 벤추라를 비난했다. 이어 그는 "내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다. 게임의 일부분이고 언젠가는 지나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볼티모어의 벅 쇼월터 감독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승리했지만) 기쁘지 않다"며 "벤추라가 이전 타석에서도 (마차도를) 맞히려고 했던 것 같다"며 "마차도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몸쪽 공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쇼월터 감독은 "투수가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사구를 던지는 건 개인적으로 좋지 않다고 본다. 그가 한 행동은 옳지 않고 그렇게 해선 안 된다"라며 벤추라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볼티모어의 동료 애덤 존스 역시 "100마일의 공을 던져서 고의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은 야구의 일부분이 아니다"라며 벤추라의 잘못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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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벤추라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벤추라는 "마차도에게 던진 공은 고의가 아니었다. 단지 몸쪽으로 던지려했을 뿐이었다"며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던졌던 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글러브와 모자를 던지고 주먹을 휘두른 행동에 대해 "나는 단지 내 자신을 보호했을 뿐이다. 그곳에 덩그러니 서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며 "나는 징계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캔자스시티의 네드 요스트 감독도 "첫 번째 타석에서 마차도가 벤추라의 투구에 불만을 품고 소리쳤다"며 "나는 벤트라가 또 몸쪽 공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쪽 공이 마차도에게 그렇게 가깝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벤추라가 고의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요스트 감독은 난투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벤추라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누구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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