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김현수(왼쪽)와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미국 현지 매체가 점점 성장하는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타격 능력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이름도 언급이 됐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김현수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현수는 4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하면서 소속팀의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즌 4번째 3안타 경기.

분명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미국 현지 매체 역시 김현수의 경기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국 ESPN에서 볼티모어를 담당하고 있는 에디 매츠 기자는 경기 직후 ‘김현수가 볼티모어에서 차이를 만드는 선수로 변모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매츠 기자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를 양 팀이 5-5로 맞선 7회말 무사 1루로 소개했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김현수, 마운드 역시 델린 베탄시스로 교체가 됐던 상황. 그는 “김현수는 베탄시스가 던진 시속 97마일(약 156km)짜리 직구를 중전안타로 연결시켜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며 “이는 그의 이날 경기 3번째 안타이자, 가장 믿기 힘든 안타였다”라고 전했다.

왜 ‘믿기 힘든 안타’라는 표현이 등장했을까. 이는 지난 3월 시범경기 기간의 부진과 관련이 있다. 매츠 기자는 “그가 시범경기 기간 동안 노출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며 “한국에 비해 짧았던 스프링캠프 기간은 그에게 있어서 충격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빠른 공에 대한 적응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제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매츠 기자는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속구 투수로 불리는 베탄시스의 공을 때려낸 모습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오승환이 짧게 언급됐다.

매츠 기자는 “김현수가 직접 꼽은 자신이 상대한 최고의 강속구 투수는 오승환이었다. 이제는 오승환 역시 메이저리그 신인으로서 세인트루이스에 진출했는데, 올시즌 그의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92.2마일(약 148km)이다. 가장 빠른 공은 95.2마일(153km)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베탄시스는 올시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01마일(162km)까지 기록된 투수다. 심지어 직구 평균 구속이 97마일(156km)에 달한다. 이는 오승환의 최고 구속보다도 2마일(3.2km)이나 더 빠르다”라고 전했다.

쉽게 말해 김현수가 한국에서 고전했던 오승환 보다 훨씬 더 빠른 공을 던진 투수를 상대로 보란 듯이 안타를 때려냈다는 것. 그는 “김현수는 빠른 적응력을 통해 베탄시스의 강속구를 안타로 만든 뒤, 무사 1,3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3루 주자였던 아담 존스는 후속타자 매니 마차도의 땅볼 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라고 보도했다.

놀라움을 표시했던 매츠 기자. 하지만 진정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표본이 다소 적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는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매츠 기자는 “김현수의 올시즌 타율은 3할9푼1리, 출루율은 놀랍게도 4할6푼6리에 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완벽하게 (빠른 공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며 “벅 쇼월터 감독 역시 ‘그는 아직 100타석에도 들어서지 않았다’라고 진정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결론지었다. 물론 ‘그래도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라고 덧붙인 그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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