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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참으로 적재적소에 때려낸 안타였다. 팀이 출루가 필요할 때, 역전이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안타로 세팅을 해줬다. 테이블을 세팅해주는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모습에 왜 1,2번 타자를 ‘테이블세터’라고 하는지 새삼 알 수 있었다.

김현수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캠든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득점 1삼진의 맹활약을 했다. 팀도 김현수의 활약 덕분에 2-5에서 6-5로 뒤집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이어갔다.

김현수의 첫 안타가 의미가 있었던 것은 초강속구 투수 나탄 에오볼디(패스트볼 평균구속 97.2마일)를 상대로 볼티모어 선수들도 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보였기 때문이다. 1회 1번타자 애덤 존스가 아웃당하며 자칫 위축될 수 있었던 볼티모어 타선에 첫 안타를 안기며 앞으로 있을 타격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김현수였다.

그리고 5회 안타는 참으로 팀이 득점이 절실할 때 나온 진정한 ‘테이블 세팅’이었다. 팀이 2-5로 뒤지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현수는 중전안타로 1루에 나가줬다. 그러자 이후 후속타자들이 아웃-볼넷-안타-적시타-아웃-적시2루타로 호응해주면서 팀은 2-5의 스코어를 순식간에 5-5 동점으로 만들었다. 김현수가 테이블 세팅을 해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동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7회에도 김현수는 또 다시 테이블을 세팅했다. 선두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최고의 불펜투수 델린 베탄시스를 상대로 역시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1루주자를 3루까지 보낸 것. 5-5 상황에서 무사 1,3루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3번타자 매니 마차도는 아주 얕은 3루 땅볼을 쳐냈지만 김현수가 보내준 3루주자는 충분히 홈에 밟으며 6-5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국 김현수는 팀의 첫 안타, 6회 동점이 필요한 상황에 선두타자 안타 후 득점, 7회 역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안타겸 진루타 등 완벽한 테이블 세팅을 했다. 2번타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타점도 홈런도 아닌 바로 이런 ‘테이블 세터’로서의 능력이며 김현수는 이를 완벽히 해내며 이날 경기 최고의 수훈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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