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경기 등판…내년 카디널스 옵션 기준 벌써 절반 넘겨

오승환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필승 계투조의 일원인 오승환(34)은 한국에서 뛰던 시절부터 엄청나게 빠른 투구 회전수로 유명했다.

타고난 악력으로 공을 손가락으로 눌러 찍어 던지는 그의 빠른 볼을 한국과 일본 타자들은 제대로 방망이에 맞히지 못했다.

독특한 투구 폼에서 나오는 그의 '돌직구'는 타자의 눈에 '면'이 아닌 '점'으로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투수 손을 떠난 공을 불과 0.4초 안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스윙을 돌려야 하는 타자의 처지에서 그나마 면적이 넓은 면이 아닌 점으로 보이면 공을 도저히 때릴 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오승환의 분당 투구 회전수는 날고 기는 투수들 사이에서도 평균 이상이다.

11일(현지시간) 현재 오승환의 평균 분당 투구 회전수(rpm)는 2천318로 빅리그 투수 평균 2천242보다 높다.

야구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오승환의 올해 최고 rpm을 기록한 공은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커브로 2천685를 찍었다.

4월 19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미겔 몬테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던진 커브였다.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승 무패, 4홀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오승환은 포심 패스트볼, 예리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방문 경기를 앞두고 만난 오승환은 "구속이 좀 더 올라가면 더 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승환의 빠른 볼 평균 구속은 92.23마일(시속 148㎞)로 빅리그 전체 투수 평균 92.65마일(시속 149㎞)에 약간 못 미친다.

무더워지는 날씨를 등에 업고 빠른 볼의 평균 구속을 시속 150㎞ 정도로만 올리면 '언히터블'의 명성을 빅리그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클럽하우스에서 대화하던 중 마침 TV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우완 투수 맥스 셔저의 분당 추구 회전수를 빅리그 으뜸이라고 치자 오승환도 "셔저의 공은 정말 빠르다"고 인정했다.

평균 구속 시속 151㎞에 달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셔저의 rpm 평균은 2천545로 오승환보다도 200 이상 높다.

오승환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연습 때, 경기에 졌을 때를 막론하고 늘 선수들과 소통하고 컨디션을 물어본다"면서 매시니 감독의 배려로 등판 때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정규리그 16경기에 등판해 16⅓이닝을 던진 오승환은 이미 2017년 구단의 옵션 행사 기준인 30경기의 절반을 채웠다.

지금처럼 믿음직한 모습을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카디널스 구단이 내년에도 오승환을 팀에 붙잡아 두려할 공산이 짙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1+1년간 최대 1천100만 달러(약 128억9천530만 원)를 받는 조건에 계약했다.

올해엔 투구 이닝 등에 걸린 여러 옵션을 충족하면 500만 달러를,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옵션을 가동해 내년에도 계속 뛰면 6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