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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의 자존심을 메이저리그에서도 한껏 떨치고 있다.

박병호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22경기 만에 홈런포 7방을 터뜨린 것은 지난해 KBO리그에서보다도 빠른 페이스다. 2015시즌 박병호는 22경기를 치를 때까지 6홈런을 때려냈으며, 32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비로소 7홈런 고지를 밟았다.

홈런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항목에서 일정을 거듭할수록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시즌 박병호의 성적은 타율 2할5푼(76타수 19안타) 7홈런 12타점 11득점 출루율 3할1푼8리 장타율 6할5리. 이 가운데 최근 15경기만 살펴보면 타율 2할7푼5리(51타수 14안타) 6홈런 11타점 9득점 출루율 3할3푼3리 장타율 6할6푼7리를 기록했다.

즉, 초반 7경기를 소화할 때까지 타율 1할6푼(2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장타율 3할2푼에 머무르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지만 이후 15경기에서 홈런 6방을 몰아치는 등 장타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7경기로 놓고 보면 활약이 더욱 눈부시다. 타율 3할2푼(25타수 8안타) 3홈런 7타점 출루율 3할5푼7리 장타율 8할4푼을 기록했다. 물론 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최근 7경기 성적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타율 0.343 출루율 0.436 장타율 0.714)을 그대로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치에서 강렬한 임팩트가 느껴진다.

장타가 확실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삼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초반 5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박병호가 기록한 삼진은 총 11차례. 아웃카운트 대비 삼진 비율(11/15)은 무려 73%에 달했고, 컨택률 자체도 66.7%로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였지만 이같은 경험이 결과적으로는 부담감을 더하기보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 박병호는 4월11일 캔자스시티전 4삼진의 수모를 당한 이후 단 3경기를 제외하면 여전히 경기마다 삼진을 추가하고 있으나 2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각 투수들의 세세한 성향까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투수들의 변화구와 빠른 직구가 서서히 눈에 익어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자주 가져가는 볼배합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박병호에 대해 “해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선수다”는 말을 수차례 남겼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그치며 보완해야 할 점들을 계속해서 찾아간다는 것.

한국에서도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를 꾸준히 TV로 시청해왔고, 현지 동료들과의 소통을 위해 영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 등 사전 준비 역시 철저하게 진행해왔다. 염 감독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녹아들 것이라 확신했던 이유도 바로 이같은 마음가짐과 태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적응 단계는 마쳤다. 이제 지금껏 보여준 폭발력에 꾸준함까지 더하는 목표를 향해 박병호가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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