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힘을 가진 타자다. 4년 연속 홈런왕(2012~2015)이라는 것이 말해준다. 그런 박병호의 힘은 자칭 ‘세계 챔피언’이라고 말하는 월드시리즈 우승팀 캔자스시티 로얄스에게도 통했다.

박병호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박병호는 2회 첫 타석에는 중견수 뜬공, 4회 두 번째 타석에는 볼넷,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하며 8회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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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2-2 동점, 1사 주자 없는 네 번째 타석에서 상대 우완 불펜 호아킴 소리아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소리아의 3구째 79마일 슬라이더를 박병호는 완전히 잡아당겼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짜릿한 솔로홈런. 팀이 2-2로 맞서던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기에 더욱 값졌다. 물론 팀은 박병호가 홈런을 때리자마자 8회말 거짓말같이 2점을 내주며 역전당해 3-4 패배했다.

팀의 패배에도 분명히 드러난 것은 있었다. 한국 최고의 힘인 박병호의 파워는 미국, 그 미국에서도 ‘세계 챔피언’이라 자부하는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캔자스시티에게 통했다는 것.

소리아는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53에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 반열(2010년 43세이브)에까지 올랐던 수준급 불펜. 캔자스시티는 역대 최고의 불펜을 갖춘 팀이기에 혹자는 6회까지 뒤져있으면 이길 수 없는 팀으로 언급할 정도.

그런 팀의 불펜을 상대로 박병호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무려 132m로 한국에서도 작년 평균 홈런 비거리가 123m였던 점을 감안하면 초대형 홈런인 셈이다. 132m면 세계 어느 구장에도 홈런으로 기록될 수 있는 수준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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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홈런이 팀이 0-2로 뒤지다 겨우 2-2까지 따라잡은 상황에서 나온 극적인 홈런이었다는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이후 팀이 역전을 당하긴 했지만 세계 챔피언의 심장인 카우프만 스타디움은 박병호의 홈런이 나오는 순간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순간 패배를 의심했을 정도로 ‘불금(현지시각으로는 금요일 밤)’을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캔자스시티 팬들은 망연자실해 했다.

한국산 거포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그리고 그 홈런포가 터진 곳이 세계 챔피언의 심장인 카우프먼 스타디움을 관통했기에 그 의미는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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