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만약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이대호(34)가 스프링캠프 경쟁에서 도태된 채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대호는 도전을 계속할까, 아니면 다른 선택을 내리게 될까. 이대호가 마이너리그 계약에 1년 단기 계약을 맺었기에 이같은 의문이 뒤따를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4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공식 계약을 맺고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일명 마이너리그 계약이자 스플릿 계약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할 때에는 400만달러 수준의 연봉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할 경우 마이너리그용 계약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기로 했다.

연합뉴스 제공
계약을 끝낸 이대호는 5일 오전 귀국했다. 여기서 이대호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어차피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가는 것이다. 잘해서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들면 메이저리거다”고 했다. 또한 “시애틀과 계약할 때 마이너리그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대호는 이미 지난해 11월 3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화한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에 가겠다는 것이지,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면 미국행을 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종합하면 이대호는 행여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경우 그곳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대호 입장에서 마이너리그에서 배울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

이미 이대호 이적을 최초 보도했던 민기자닷컴 역시 "이대호는 마이너리그 강등시 FA로 풀리는 옵트 아웃(Opt-Out)조항이 있다"고 했다. 3월 막판 로스터를 정리하고 메이저리그에 남겨둘 선수를 결정할 때 이대호가 그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이대호는 자연스럽게 FA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이대호는 마이너리그에서 도전하기 보다 그냥 FA로 나와 두 가지 단계에 따라 일을 진행할 경우가 높다. 우선, 자신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줄 다른 팀을 찾을 것이다. 물론 여의치 않다. 이미 25인 로스터에 넣기 힘들다고 방출된 선수를 다른 팀에서 받아주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다음 차례는 일본이나 국내 유턴이 될수밖에 없다. 물론 이대호 같은 거물급 선수가 이와 같은 경우로 돌아온 경우는 없다. 2015시즌을 앞둔 윤석민이 있었지만 윤석민은 스프링캠프 초기 단계에 이미 계약해지를 했었다.

연합뉴스 제공
이 경우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한 경기에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을 뿐이지 외국인선수를 보유하는데는 한도가 없다. 소프트뱅크가 그동안 이대호에 대해 보여준 애정이라면 시작 시작 후에도 이대호가 원하면 충분히 받아줄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도 다를게 없다. 만약 이대호가 돌아온다면 롯데를 포함한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아무리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했다할지라도 이대호는 국내 어느팀에서도 '왕'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결국 이대호는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안전장치가 분명하다. 그렇기에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굴욕을 안고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