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제 정말 다온 듯하다. 급하게 미국으로 떠날 때부터 감지됐는데 결국 현지발 소식을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행이 확실해졌다. 모든면에서 김현수(27)에게 `신의 한수'와 같은 선택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인 MLB닷컴은 17일(이하 한국시각)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2년 700만달러로 입단 계약을 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출국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볼티모어 선의 댄 코넬리 기자의 기사를 인용하며 "볼티모어 구단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김현수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급히 미국 워싱턴으로 떠났다는 소식은 워싱턴 바로 옆인 볼티모어로 향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볼티모어라는 팀도, 2년 700만달러라는 계약 조건 모두 김현수에게는 더없이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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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지한파 프런트에 좌익수에 목마른팀

일단 볼티모어는 '지한파'인 댄 듀켓이 부사장이다. 듀켓 부사장은 한국인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최종 계약은 무산됐으나 2011년 정대현 영입 직전까지 갔고, 2014년 윤석민과 3년 557만 5,000달러에 도장을 찍기도 했다. 댄 듀켓 부사장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김병현을 영입하는 등 늘 한국선수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이제야 듀켓 사장은 제대로 한국선수를 활용하는 계기를 잡았다.

그리고 볼티모어는 좌익수에 목마른 팀이다. 지난해 볼티모어 좌익수는 심각한 타격 빈곤(타율 0.224 출루율 0.295 장타율 0.373)에 시달렸다. 타율은 전체 팀 중에 뒤에서 3위(28위)였을 정도로 암울한 포지션이 바로 좌익수였다.

중견수 아담 존스(27홈런 82타점)라는 확실한 선수가 있는 것을 제외하곤 우익수 포지션도 지난해 전체팀 중 fWAR 최하위(-1.4)를 찍을 정도로 문제점이 많았던 볼티모어다. 놀란 레이몬드(타율 0.247), 다니엘 알바레즈(타율 0.241) 등등 수많은 백업자원이 있긴 하지만 그야말로 백업 수준이다.

게다가 볼티모어는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마저 잡지 못한다면 2루수 라이언 프레허티, 스위치히터인 포수 맷 위터스를 제외하곤 타선에서 사실상 좌타자가 없다. 좌타자가 절실한 볼티모어 구미에서 김현수는 제격이며 KBO리그에서 데뷔 후 2007년부터 볼넷 1위(597개, 2위 박한이 536개), 통산 출루율이 4할을 넘는다는 점(0.406)에서 외야진의 타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왼쪽)과 댄 듀켓 부사장. ⓒAFPBBNews = News1
▶적정 기간인 2년, 괜찮은 금액 700만달러

계약기간이 2년이라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2년 계약이라면 28, 29세 시즌을 볼티모어에서 뛰고 아직 전성기가 남아있는 30세 시즌부터 새로운 대박 계약을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는 강정호(4년계약 후 32세), 박병호(4년계약 후 34세) 등과는 다른 장점이다.

경기를 하다가 잘 되면 메이저리그에서 수준이 다른 '초대박FA'가 될 수 있고, 잘 안되면 만 30세의 나이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여전히 좋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연봉 350만달러 수준인 총액 700만달러도 합리적이다. 2015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338만달러였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조금 더 받고 뛰게 된다.

그리고 연봉 350만달러는 볼티모어 선수단 전체에서도 5번째로 많다(1위 아담 존스 1,633만달러, 4위 J.J 하디 1,250만달러). 물론 스토브리그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빅마켓이 아닌 볼티모어 입장에서 쉽게 내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김현수는 이 계약을 통해 30세 시즌에서 또 다른 대박을 노릴 가능성은 물론, 주전급으로 대우 받을 수 있는 계약까지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볼티모어와 2년 700만달러, 이 모든 면에서 어찌 '신의 한수'라고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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