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셸비 밀러, 스탈린 카스트로, 벤 조브리스트.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메이저리그의 겨울 스토브리그가 뜨겁다. 윈터미팅이 한창인 만큼 트레이드와 FA계약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역대급 계약으로 잭 그레인키를 데려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불운왕' 셸비 밀러까지 데려오며 그야말로 승부수를 띄웠다. 시카고 컵스는 '만능야수' 벤 조브리스트를 영입하며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조 매든 감독과의 재회를 완성시켰다. 조브리스트가 들어오면서 주전 2루수에서 밀린 스탈린 카스트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주전 2루수를 노린다.

애리조나는 외야수 엔더 인시아르테와 마이너리거 아론 블레어, 댄스비 스완슨을 보내고 밀러와 마이너리거 가비 스피어를 얻었다.

특히 스완슨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인데다 인시아르테는 평균 20도루가 가능한 외야수다. 블레어 역시 충분히 하위선발은 가능한 유망주로 보고 있어 애리조나가 밀러를 데려오기 위해 감수한 출혈은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애리조나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승부수이기도 했다. 이미 잭 그레인키를 6년 2억650만달러로 영입하며 2016시즌부터 당장 지구우승을 노릴 것임을 천명한 상황에서 선발진 보강은 필수였기 때문. 밀러가 올 시즌 무려 17패를 당하며 최다패 투수이긴 했지만 이는 순전히 불운때문이었다(205.1이닝 평균자책점 3.02). 그라면 그레인키 다음가는 선발로 마운드에 깊이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전 에이스 패트릭 코빈까지 확실한 3선발을 갖춘 후 로비 레이(좌완) 루비 데 라 로사, 체이스 앤더슨(이상 우완) 등이 선발에서 자리를 놓고 다투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정도 선발이면 충분히 어느 팀과도 견줘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

'짝수해'를 앞두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LA다저스 사이를 비집고 가기위한 애리조나의 눈물겨운 사투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드러났고 결국 내년에 결과물이 드러나야만 한다.

영화 '백투더퓨처'가 예언한 '우승의 해'였던 올해, 또 다시 우승에 실패한 시카고 컵스는 2루수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년시즌 다시 질주를 선언했다. 2루수는 물론 외야 전포지션 등을 소화하며 올 시즌 캔자스시티 로얄스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벤조브리스트를 4년 5,600만달러의 FA계약으로 잡았다. 정상급 2루수로 활약할 수 있는 그의 영입으로 가뜩이나 강한 컵스의 타선은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브리스트가 들어오면서 원래 주전 2루수였던 스탈린 카스트로는 2루수가 1년째 공석이었던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컵스는 카스트로를 보내고 양키스는 스윙맨 애덤 워렌과 추후지명선수를 컵스에 보내는 1대2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컵스가 카스트로를 결국 포기한 것은 다소 놀랍다. 2010년 20세의 나이에 빅리그 풀타임 주전 유격수가 된 카스트로는 2년연속 3할이상의 타율을 때리며 공격형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2011년에는 207안타로 내셔널리그 최다안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갈수록 장타력이 떨어지고 원래부터 지적됐던 수비력에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올 시즌 8월부터는 2루수로 대부분 출전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2012시즌을 앞두고 8년간 6,075만달러의 보장계약을 맺었던 카스트로는 결국 로빈슨 카노가 떠난 후 메우지 못했던 양키스의 2루수로 내년시즌부터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컵스 입장에서는 잔여계약을 떠안아줄 수 있는 양키스가 필요했고, 양키스 입장에서는 분명 재능만큼은 특출 나고 여전히 젊은(내년 26세시즌) 카스트로를 믿어봄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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