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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 박찬호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한국 팬들은 물론 현지에서도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11일 '2016 명예의 전당 후보 투표-5가지 최대 의문점(JAWS and the 2016 Hall of Fame ballot: Five biggest questions)'이라는 기사에서 "박찬호의 이름은 어디 갔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이 자페 기자는 이번 명예의 전당이 지난 7월 변경된 규정이 적용되면서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수정된 규정은 후보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0년간 뛰고, 5년 간 메이저를 떠나 있어야 하며(마이너리그나 해외 활동은 제외), BBWAA(미국 야구기자회)의 6인 위원회 중 2인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박찬호는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2010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과 한국에서 활동하고 은퇴해 올해 '메이저리그 은퇴 후 5년'의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지난 1월 7일 MLB닷컴이 예상한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충족하는 25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10일 발표된 후보 명단에서 박찬호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자페는 '박찬호의 이름은 어디 있는가?(Where is Chan Ho Park?)'라고 질문하면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7개의 팀을 거치며 17년을 보냈고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선수다. 5개 팀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바 있고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적도 있다"고 설명한 뒤 "박찬호의 성적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만큼 뛰어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만, 그는 개척자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고 있는 강정호나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협상 중인 박병호의 사례를 보더라도 박찬호가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문을 연 공로는 혁혁하다는 것이다. 자페는 노모 히데오의 사례를 같이 언급하면서, 일본인 선수들의 대거 미국 진출을 이끈 히데오처럼 "박찬호는 명예의 전당 후보에 들어가 그 입적을 인정받을 만 하다"고 주장했다.

자페의 이 같은 분석은 앞서 언급했듯 후보 선정에 의의를 둔 것이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 위해서 후보들은 투표권을 가진 BBWAA 회원 475명 중 75% 이상의 표를 받아야 한다. 투표자들은 최대 10명의 후보에게 중복 투표를 하기 때문에 후보자들은 적어도 5%의 지지율을 받지 못하면 투표 대상에서 탈락한다. 실제로 히데오의 2014년 투표율은 1,1%에 그친 6표였다. 자페가 전례를 모를 리 없다.

명예로운 상은 수상 후보가 된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박찬호의 이름이 75%나 득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박찬호가 최초의 한국인 선수로서 가지고 있는 위치와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후보진에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그 공로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자페는 0표를 받을 것이 확실한 몇몇 선수들마저도 새로 후보 명단에 포함됐기에 박찬호의 후보 명단 제외가 더욱 더 아쉽다고 서술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의 심정을 정확히 짚어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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