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박병호(29)의 '미스테리 팀'이 미네소타 트윈스로 밝혀졌다. 그리고 박병호에게는 도전 과제가 생겼다.

ESPN, CBS 스포츠, 폭스 스포츠 등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 포스팅의 승자는 미네소타 트윈스"라고 일제히 전했다. 언론의 보도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과 MLB사무국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서 박병호의 포스팅을 위해 1285만 달러를 입찰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일 박병호에 이제 박병호와 미네소타는 독점협상권을 얻고 연봉 협상에 들어간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박병호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2016년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관심은 박병호가 누빌 홈구장이다. 박병호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국내 야구팬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될 구장이다.

미네소타는 2010년부터 타겟필드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3만9021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식 구장이다. 지난 2014년 올스타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겟필드는 타자들과는 그리 친하지 않은,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좌측 339피트(약103m)-좌중간 377피트(약115m)-중앙 411피트(125m)-중앙우측 403피트(약 123m)-우중간 367피트(약 112m)-우측 328피트(약 100m)의 펜스까지 거리를 갖고 있다. 좌측이 우측보다 약간 긴 비대칭 구장이다.

대신 우중간부터 우측 폴대까지 펜스 높이가 7m에 달한다. 국내에서 가장 펜스가 높은 사직구장(4.8m)보다 2.2m 정도 더 높다. 좌타자보단 우타자가 홈런을 때려내기 쉬운 환경이다.

올해 홈런 관련 파크 팩터(팬그래프닷컴 기준)를 보더라도 우타자 홈런 파크팩터는 98, 좌타자 홈런 파크 팩터는 91을 마크했다(100을 기준으로 파크팩터가 높으면 타자 친화, 낮으면 투수 친화).

박병호는 그동안 국내에서 타자 친화, 특히 홈런 친화적이었던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좌우 98m 중앙 118m의 구장 크기에 펜스 높이도 2m였다. 아울러 관중석 없이 휑하니 뚫린 외야로 타구가 멀리 뻗는 특징이 있었다. 올해 53개의 홈런 중 52.8%에 해당하는 28개를 목동구장에서 날렸다. 박병호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2012년부터 4년간 때려낸 173개의 홈런 가운데 97개(56.1%)가 목동에서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위치한 타겟필드 전경. ⓒAFPBBNews = News1
그러나 박병호가 목동구장과 다른 타겟필드 앞에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강정호도 지난 7월 28일과 29일, 이 구장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타겟필드는 우타자에 보다 유리하다. 미네소타가 타겟필드로 옮겨온 이후 거포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 타자는 모두 오른손 타자였다. 2012년 조쉬 윌링햄이 대표적이다. 윌링햄은 35개의 홈런을 날렸는데 이중 21개를 타겟필드에서 만들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팀 내 홈런 상위 4명이 모두 우타자였다. 브라이언 도저(전체 28개/홈 13개), 트레버 플루프(전체 22개/홈 13개), 토리 헌터(전체 22개/홈 10개), 미겔 사노(전체 18/홈 10개)는 모두 홈구장에서 절반 가까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그리고 올해 타겟필드에서 나온 164개의 홈런들의 평균 비거리는 ESPN에서 제공하는 홈런트래커 기준 394.2피트(약 120m)다. 그리고 박병호의 올해 홈런 비거리는 123.9m다. 홈런과 친하지 않은 타겟필드지만 박병호가 굳이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 박병호의 힘으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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