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공식 트위터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16살 때부터라고 한다. 학창시절부터 이미 박병호(29)를 점찍어둔 미네소타 트윈스는 무려 햇수로 14년의 기다림 끝에 결국 박병호를 얻었다. 그야말로 '확신'이 아니고서야 영입할 수 없었던 것이 미네소타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10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의 포스팅의 승자임을 밝혔다.

미스터리 추리극 같았던 박병호 포스팅의 승자는 결국 10일 밝혀졌다. 당초 KBO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아침이나 되서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미네소타는 이에 앞서 공식적으로 박병호 포스팅의 승자임을 밝혔다. 알려진 대로 포스팅 금액은 1,285만달러다.

미네소타라는 의외의 팀이기에 놀라운 결과다. 하지만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미네소타는 정말 박병호를 주전급으로 생각해 확신한 듯하다.

ESPN에서 미네소타 관련 칼럼니스트 대런 울프슨은 지난 4일 개인 SNS를 통해 미네소타가 박병호에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울프슨은 그의 계정에 "미네소타는 우타 거포인 박병호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한 관계자는 그를 '득점을 만드는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금요일까지 금액을 조율하며 계속해서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적었다.

울프슨은 지난 8월에도 박병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의 SNS 계정과 관계를 맺고 있는 한 계정에서 박병호의 홈런 영상을 올리자 그에 대해 "미네소타 트윈스는 그가 16살 때부터 지켜봐왔다. 그 관심은 올해까지 계속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즉 박병호의 학창시절부터 꾸준한 관심이 약 13년 후인 현재 그 결실을 맺은 것.

햇수로 14년간 공을 들였으니 박병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을 것. 그렇기에 더욱 박병호에 대해 확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네소타는 큰 마켓을 가진 팀이 아니다. 게다가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 마우어에게 8년 1억8,400만달러의 계약을 2011년 안기며 팀 예산에는 늘 한계가 뒤따른다. 즉 결코 넉넉지 않은 팀에서 박병호 포스팅에 무려 1,285만달러를 투자하고 계약금은 그 2배가량을 줄 것을 예상하면 웬만큼 박병호에 대한 확신 없이 저지를 수 없는 일이라고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 시즌부터 포수에서 1루수로 완전히 전환한 마우어가 수비는 물론(2014시즌 수비 WAR -5.8, 2015시즌 -9.5)과 1루에서 마저 타격이 무너졌다는 점(1루 풀타임 전환 후 2할 8푼 이상의 타율, 장타율 4할 넘는 시즌 없음)에서 이제 완전히 지명타자만을 맡기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 1루의 대체자로 바로 박병호를 확신한 것이다. 사실 박병호 영입을 위해서는 내야 교통정리도 필요했다. 지명타자 유망주 미겔 사노가 원래 3루가 주포지션이었던 것. 그러나 최근 좌익수로 꾸준히 나오며 연습 중이었고 결국 사노는 토리 헌터가 은퇴한 외야로 옮기며 타선 교통정리도 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가 오면서 부득이한 교통정리까지 해야하지만 그만큼 박병호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16살 때부터 지켜본 박병호를 끝내 얻어낸 미네소타. 결코 넉넉지 않은팀이 거액을 들여 박병호를 잡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