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둘이서만 포스트시즌 총 투구이닝 62%를 막아내야 했다. 사상 최초로 3천억에 가까운 팀 연봉을 들인 LA다저스는 그럼에도 그 많은 돈을 쓰고도 정작 믿을 투수는 2명밖에 없었던 아이러니에 빠지고 말았다.

LA다저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2년 연속 디비전 시리즈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여야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그레인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13.2이닝을 던졌다. 커쇼 역시 1,4차전에 나와 13.2이닝을 던졌고 둘 합쳐 27.1이닝을 막아냈다. 반면 나머지 투수들은 16.2이닝을 던지며 팀 투구이닝 44이닝 중 커쇼와 그레인키는 62%를 둘이서 막아낸 꼴이 됐다.

ⓒAFPBBNews = News1
포스트시즌 25인 로스터 중 다저스는 11명의 투수를 데려왔지만 두 선수가 62%, 나머지 9명이 38%를 막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

이는 다저스의 팀 총 연봉을 감안하면 더 아이러니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다저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채이스 어틀리를 영입하면서 다저스의 예상 팀 연봉은 2억9850만달러(약 3천4백억원)가 됐다. AP 통신은 "시즌 후 개인상 수상에 따른 보너스 등을 합할 경우 메이저리그 최초로 페이롤 3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즉 시즌 전부터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쓴 팀이었던 다저스는 시즌 중 보강으로 인해 당연히 역사상 최초로 3억달러를 쓴 팀이 될 것이었던 것.

국내 프로야구팀의 일반적인 한해 팀운영비이 3~4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다저스의 이 같은 투자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새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정작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는 커쇼와 그레인키 딱 2명밖에 믿을 수 없었다. 그만큼 다저스가 얼마나 많은 돈을 엉뚱한 곳에 소비했는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AFPBBNews = News1
어쩌면 이번 디비전시리즈는 그동안 다저스가 얼마나 잘못된 투자와 헛된 돈을 써왔는지 민낯을 드러내게 했고 그 결과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 탈락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