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폭포처럼 터지는 자축 샴페인의 거품 속에서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텍사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볼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최종전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9-2로 대승하면서 4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했다. 텍사스는 동부지구 우승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우승을 확정지은 텍사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진출 가을야구의 일등공신 ‘가을의 남자’ 추신수는 텍사스 선수단 클럽하우스에서 물안경을 쓰고 신나게 샴페인과 맥주를 맞고 있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그러나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거짓말 같은 느낌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추신수의 소감에서 감격스러움이 느껴졌다.

텍사스는 지구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던 전날 LA 에인절스에 9회 무려 5점을 내주면서 10-11의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샴페인을 열지 못했다. 어제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던 추신수는 무려 6점을 낸 ‘빅이닝’ 7회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경기후, 7회를 떠올린 추신수는 “7회 점수를 내고는 사실 승리를 확신했었다. 그러나 어제처럼 역전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 동료들도 그만큼 더 집중해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래 첫 번째 우승을 맛본 추신수는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 텍사스와 계약했다. 입단한 지 2년 만에 우승을 일궈내서 기쁘다”고 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추신수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아내 하원미씨다. 특히 올시즌 상반기 최악의 부진을 겪었을 당시,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은 특별했다. 추신수는 “늘 나무같이 나를 지켜봐줬다. 아내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남자지만 그녀를 정말 존경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추신수는 “오늘은 즐기지만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겠다. 잘 정리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일정에 대한 긴장감도 잊지 않았다.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는 것은 감독도 마찬가지.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전날 충격적인 역전패로 일순간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날 승리 후 취재진에게 “야구는 잔인한 유머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지만 하루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간 그의 긴장감이 드러났다.

배니스터 감독은 서둘러 파티를 마무리하고 디비전 시리즈에 출전할 25인 로스터 명단 구성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샴페인과 맥주로 자축 중인 텍사스 선수단 클럽하우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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