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분명 전교에서 2등이다. 그런데 그래봤자 반에서 2등이다. 아무리 잘해도 전교 1등에 밀리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1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지구 3위 시카고 컵스 사이에서 ‘샌드위치의 비애’를 겪고 있다.

▶빅리그 전체 2위라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가야하는 비애

16일(이하 한국시각)까지 피츠버그는 87승57패 승률 6할4리로 지구 2위에 올라있다. 승률 6할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두팀밖에 없다. 바로 지구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세인트루이스가 유일의 90승팀으로 승률 6할2푼5리를 기록 중이다.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전체 2위임에도 지구 2위이기 때문에 만약 이대로 순위변동 없이 시즌이 끝난다면 현행 포스트시즌 규정상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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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판승부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제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물론 홈에서 하는 어드밴티지를 가지지만 한국이나 일본처럼 1승을 가져가는 절대적 우위도 아니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결국 메이저리그 전체 2위가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는 불상사가 피츠버그 팬들에겐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단판 승부에서 현역 최고 투수와 맞붙어야할 피츠버그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의 승차는 3게임차. 아직 20일 정도 남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철옹성같이 버티고 있는 순위표로 인해 과연 3게임차가 뒤집힐 수 있을지 의문. 결국 피츠버그가 지구 2위를 한다면 자연스레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야한다.

그렇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상대는 누구일까. 바로 같은 지구의 시카고 컵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컵스는 와일드카드 3번째 경쟁자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이미 7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사실 컵스 입장에서도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 때문에 답답한 노릇. 컵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5위의 승률(0.576)인데 지구 3위라는 피츠버그 만큼이나 지구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컵스에게는 확실한 1선발이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2위인 제이크 아리에타의 존재가 그것.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아리에타는 16일까지 메이저리그 다승 1위(19승)에 유이한 평균자책점 1점대(1.99)를 기록 중이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이하 LA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다투고 있을 정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시카고 컵스의 잭 아리에타. ⓒAFPBBNews = News1

컵스 입장에서는 아무리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존 레스터가 있더라도 이렇게 뛰어난 아리에타를 차라리 단판 승부에 믿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아리에타가 아니라도 레스터를 내면 되니 이 얼마나 듬직한가.

반면 피츠버그는 게릿 콜이라는 에이스가 있지만 고작 빅리그 데뷔 3년인데다 최근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승4패 평균자책점 3.35로 평범한 모습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겨도…

만약 아리에타 혹은 레스터가 나오는 컵스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긴다고 치자. 그게 다가 아니다. 에이스를 소모한 상황에서 맞붙어야할 상대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자 지겹게도 정규시즌 동안 맞붙었던 세인트루이스다.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팀과 맞붙는다는 현행 규정상 자연스럽게 세인트루이스가 상대가 되는 것.

물론 올 시즌 8승 8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지만 좀 더 여유로우면서 메이저리그 최고 팀인 세인트루이스와 맞붙어야 하는 것은 결코 반갑지 않다.

결국 피츠버그는 전교2등임에도 반2등이라는 이유로 이래저래 샌드위치의 비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구 1위이자 메이저리그 1위인 세인트루이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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