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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설마’ 했었다. 그러나 ‘정말’ 가능하질도 모르겠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아시아 출신 신인으로 최다홈런을 때려내는 광경이 머지않았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5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6회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강정호의 4타수 1안타(홈런) 4타점의 활약으로 팀은 5-4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6회초 그레고리 폴랑코, 앤드류 멕커친, 아라미스 라미레즈가 차례로 안타-볼넷-안타로 출루해 1사 만루를 이루자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2볼 2스트라이크로 호흡을 고른 뒤 5구째 신시내티 투수 케비어스 샘슨의 93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쳐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장식했다.

전날 시즌 14호에 이어 다음날인 10일 곧바로 15호포까지 신고한 강정호는 올 시즌 시작 전 “15홈런이 목표”라고 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남은 시즌은 20여 경기. 자연스레 역대 아시아 출신 신인의 최다홈런 경신 기대감은 더 높아지게 됐다.

아시아 출신 신인으로 첫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포수를 봤던 켄지 조지마.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조지마는 2006년 18홈런을 때려내며 그 누구보다 화려한 데뷔시즌을 보냈다.

결국 목표는 18홈런이다. 현재 15홈런이고 20여경기 밖에 남지 않았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최근 타격 페이스를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강정호는 이미 아시아 신인 선수 최다홈런 2위를 넘보고 있다. 현재까지 2위의 주인공은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 2003년 뉴욕 양키스 데뷔 시즌에 16홈런을 때려냈다.

마쓰이의 기록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고작 하나 차이이기에 최소 타이 기록 정도는 무난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마쓰이 보다 어쩌면 더 가치 있는 것은 마쓰이가 기록을 세울 당시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약물의 시대’로 극단적인 타고투저가 심했지만 현재는 명백한 투고타저 시즌이기 때문이다. 같은 홈런 숫자라도 그 가치는 분명 다르다.

일단 마쓰이는 손 안에 들어왔다. 이제 조지마의 18홈런을 넘볼 차례다.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다시 한 번 지난 7월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강정호에게 이정도 기대는 충분히 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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