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엉덩이가 살짝 빠지면서도 때려낸 홈런. 이 홈런에 열광한건 한반도만이 아니었다. 때마침 이날 경기는 전국 방송으로 중계되며 미전역에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강정호는 10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5번 겸 유격수로 출전, 7회말 2사 1, 2루에서 교체된 조엘 페랄타의 시속 145km짜리 직구를 그대로 쳐내며 짜릿한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강정호의 활약 덕에 팀은 13-6으로 승리했다.

강정호가 홈런을 때려낸 7회말은 그야말로 '빅이닝'이었다. 7회 시작 때만해도 3-5로 뒤져있다 7회말 무려 9점을 얻어내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12-5로 역전됐다. 그 끝에는 강정호의 스리런이 있었다.

상당히 놀라운 홈런이었다. 강정호는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90마일짜리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따라 나갔다. 방망이가 따라 나갔기에 다소 엉덩이가 빠졌고 정상적인 타격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강정호는 우월 3점 홈런을 만들어내며 9-5였던 스코어를 12-5로 벌리며 경기를 사실상 매조지 지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 전부터 미국 전역에 큰 관심을 끌었다. 현지 언론들은 두 팀의 주말 3연전을 집중 보도하며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은 유력하고 피츠버그 역시 와일드카드라도 플레이오프에 나갈 것이 유력시되기 때문.

이 3연전은 모두 전국중계로 방송됐다. 첫 경기는 ESPN 특별 편성, 9일 경기는 FOX SPORTS1의 '이 주일의 게임'으로 전파를 탄 것. 마지막 날 경기는 EPSN의 간판 야구 중계인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에 선정돼 전국 방송을 탔다.

워낙 큰 대륙인 미 대륙은 지역 방송으로 상당히 중계가 되지만 이처럼 몇 경기는 전국 방송을 탈 기회를 맞이한다. 피츠버그는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처럼 인기 팀이 아니기에 전국 방송을 탈 기회가 많이 없는데 이번에는 상대가 상대이고 내셔널리그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매치업이었기에 전국 방송에 나가게 됐었다.

이 매치업에서 강정호는 11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볼넷 2몸에 맞는 공의 맹활약을 했다. 특히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에서 쏘아올린 결정적 홈런은 그 규모면이나 다저스 불펜진을 사실상 초토화시킨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 전역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피츠버그 야구에 관심 없던 미국 팬들도 이날 경기를 통해 강정호를 알게 되고 기록을 찾아봤을 때 유격수로서 3할에 가까운 타율(2할9푼3리)에 홈런까지 때리는 파워를 가진 선수라는 점을 숙지하는 선순환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

스포츠 선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특히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키는 '스타 본능'이다. 강정호는 이미 국내에서부터 중요경기에서의 맹활약을 보여주며 스타가 됐고 결국 이 스타 본능은 미국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사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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