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빅영입은 없었다.

그토록 팬들이 원하고 언론이 예상했던 콜 해멀스(텍사스 레인저스), 자니 쿠에토(캔자스시티 로얄스), 데이비드 프라이스(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하나하나 나가는 동안 LA다저스는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빅영입 없이 유망주 지키기를 택한 다저스는 '질보다 양'을 택하며 류현진-브랜든 맥카시가 나간 선발진에 대한 보강을 마쳤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총 세 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첫째, 마이애미 말린스로부터 우완 투수 맷 레이토스, 1루수 겸 외야수 마이클 모스를 데려오고 마이너리그 투수 빅토르 아라우호, 제프 브리검, 케빈 구스만을 보냈다.

둘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는 왼손 선발 알렉스 우드, 오른손 계투 짐 존슨, 왼손 계투 루이스 아빌란, 베테랑 투수 브론손 아로요, 마이너리그 내야수 호세 페라사를 받았다. 그 대가로 쿠바 출신 마이너리그 내야수 엑토르 올리베라, 좌완 불펜 파코 로드리게스, 마이너리그 투수 재커리 버드를 보냈다.

셋째, 마이애미에서 데려온 마이클 모스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외야수 호세 타바타와 바꿨다.


다저스가 데려온 핵심인 레이토스(왼쪽)와 우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 뒤를 받쳐줄 선발진 2명의 보강(레이토스-우드)과 함께 불펜 보강(존슨, 아빌란)을 해냈다. 반면 무려 6년 6,250만달러에 데려온 쿠파 유망주 올리베이라를 포기하고 모스의 내년 연봉 850만달러도 떠안고 부상 중인 아로요의 올해 950만 달러 중 잔여연봉과 내년 바이아웃 450만달러까지 떠안게 됐다. 다저스같은 빅 마켓 팀이기에 할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다른 팀들의 연봉 골칫거리였던 모스와 아로요를 떠 안아주는 '빅팀' 다저스다운 트레이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확 눈에 띄는 선수영입이 없는 다저스답지 않은 트레이드이기도 했다.

이번 트레이드 시장은 다저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던 선발투수 매물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2012 사이영상 수상자 프라이스,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 2위 쿠에토, 메이저리그 체인지업 No.1 해멀스 등 많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그 어떤 누구도 데려오지 않았다. 아니 데려올 수 없었다. 바로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팀 내 최고유망주인 유격수 코리 시거와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를 내줘야만 했기 때문. 다저스 입장에서는 이들만큼은 반드시 지키고 싶었고 결국 이들을 주지 않고 데려올 수 있는 레이토스(올 시즌 4승7패 평균자책점 4.48)-우드(올 시즌 7승6패 평균자책점 3.54가 어쩌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지구 1위를 고수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레이토스-우드만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저스는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야하는 팀이다.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올 시즌의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인 팀이다. 그런 그들은 4선발급 2명보다 1선발급 1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뜩이나 류현진도 이탈한 상황에서 올해가 끝나면 그레인키의 이탈도 사실상 확정적이다(오트 아웃). 그레인키가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현재 어쩌면 이만한 우승의 적기도 없을지 모른다. 게다가 쿠에토-해멀스-프라이스 같은 충분히 데려올 수 있는 매물도 많았다.


LA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

하지만 유망주 지키기를 위해 이들을 포기했고 과연 이들이 남은 기간 얼마나 활약하고 또 포스트시즌에서 3,4선발로 다저스 투수진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분명 미지수다.

이번 영입은 분명 유망주를 지켰다는 긍정적인 부분은 있지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노선을 달린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물론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해낸 멋진 딜로 볼 수도 있지만 당장 우승이 아니면 실패인 다저스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한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는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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