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타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대신 내야안타를 포함해 단타가 많은 편이었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후반기 들어 연일 장타를 때려내고 있다.

강정호는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계속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3안타는 모두 2루타였다. 강정호가 한 경기에서 장타 3개를 날린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 강정호는 시즌 타율을 0.293에서 0.299(274타수 82안타)로 끌어올려 3할 타율을 눈앞에 뒀다.

강정호는 지난 28~29일 이틀 연속 홈런포를 포함해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내야수 조시 해리슨과 조디 머서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공수에서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강정호의 7월 타율은 무려 0.379(87타수 33안타)에 달한다. 미국 현지에서도 강정호를 7월의 신인 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강정호가 7월의 내셔널리그 신인으로 뽑힌다면 신인왕에도 도전장을 내 볼만하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쳐낸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급격하게 장타력이 실종됐다. 강정호가 개막 후 3개월 동안 힘보다는 정확성을 키우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스피드와 무브먼트 자체가 다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강정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특유의 레그킥(왼쪽 다리를 들어 중심 이동)을 자제하는 식으로 조금씩 공략법을 찾아갔다.

강정호는 시속 100마일(약 161㎞)이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의 공을 때려낼 정도로 직구에는 적응해간 반면에 한국프로야구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구종인 싱커와 커터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에게는 좀처럼 대처해내지 못했다.

이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규시즌에서도 강정호는 시즌 초반 내야안타가 많은 편이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내야안타가 5개에 불과했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 두 달에만 내야안타가 4개에 달했다.

강정호의 발이 빠르다는 점을 입증하는 수치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내야안타로 연결되기 쉬운 큰 바운드성 타구가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만큼 콘택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러나 강정호는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웠고, 비디오를 보면서 상대 투수들의 구질을 연구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활용해 체력적인 부분까지 보충했다.

그 결과 강정호는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처럼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돌아왔다.

강정호는 7월에 안타 33개를 쳐냈는데, 이중 장타는 13개에 달한다. 개막 이후부터 7월 전까지 쳐낸 장타 개수가 도합 13개인데, 7월 한 달에 몰아서 쳐낸 것이다. 그전까지 단 하나도 없었던 3루타를 7월에만 2개나 쳐낸 것도 눈길을 끈다.

강정호는 7월 대활약으로 8~9월, 그리고 더 나아가 포스트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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