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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래도, 역시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다.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사이클링 히트라는 아시아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내며 체면치레를 했다. 추신수는 아시아 최초의 기록들을 여전히 묵묵히 써가고 있다.

추신수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 1도루의 맹타를 휘둘렀다. 아시아인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이 탄생한 위대한 경기였다.

추신수는 2회 1타점 2루타, 4회 솔로홈런, 5회 안타 후 도루, 9회 3루타를 만들어내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데뷔 11년 만에 아시아인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최초 혹은 최고의 기록은 대부분 일본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 일본은 이치로 스즈키라는 존재 덕분에 사이영상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타이틀을 휩쓸었기 때문. 하지만 추신수 역시 '아시아 최초'라고 역사에 남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록들은 앞으로도 길이길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대기록들이다.

▶아시아 최초의 20-20클럽 가입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2005년이고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은 것도 2009년이다. 추신수 데뷔 전 많은 최초의 기록들이 이미 일본 선수들에 의해 세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추신수는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라는 산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추신수 이전에 그나마 `20-20'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이치로였다. 2005년 이치로는 15홈런-33도루를 기록했지만 장타보다 단타를 추구하는 그의 성향상 15홈런 이상을 때려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09년, 156경기에 나서 20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아시아인 최초의 20-20을 달성했다. 호타준족의 상징과도 같은 20-20에 가입한 최초의 아시아인이 된 그는 그해 딱 3할 타율까지 기록해 정확성-파워-스피드를 모두 겸비한 타자로 인정받았다.

당시 추신수는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최초의 기록은 이치로, 한국 최초의 기록은 최희섭 선배가 가지고 있었기에 아쉬웠다. 하지만 20-20클럽 가입은 내가 해낸 한국, 아시아 최초 기록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는 감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듬해인 2010년에도 22-22을 달성했고 당연히 여전히 아시아인 20-20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으니 2년 연속 20-20도 깨지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2013시즌에도 21홈런 20도루를 기록해 개인 통산 3번의 20-20이자 아시아인 20-20기록의 전부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 야구 선수 최고 계약

박찬호의 2001년 5년 6,000만달러, 이치로의 2008년 5년 9,000만달러 이후 좀처럼 깨질 줄 몰랐던 아시아 최고액의 벽은 2013년 12월 깨졌다. 추신수가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

당시 이 계약은 ▲아시아선수 역대 최고액 계약 ▲메이저리그 역대 27위의 계약총액 ▲외야수 역대 6위의 계약 총액 등 수많은 기록을 양산 해냈다.

그러나 이 기쁜 기록은 한 달이 갓 지난 시점에서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뉴욕 양키스와 무려 7년 1억5,500만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깨졌지만 여전히 아시아 야수로서는 최고액 계약으로 남아있다.

▶아시아 최초의 사이클링히트

22일 깜짝 기록이 된 사이클링 히트는 2014년 한 번, 2013년 두 번 등 최근 3년 동안 다섯번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진귀한 기록이며 메이저리그 역대 307호째다.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 6월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에서 보스턴의 브록 홀트가 만들어낸 바 있다.

또한 9회 이후 3루타가 나오면서 작성된 사이클링 히트는 2009년 8월 멜키 카브레라(당시 뉴욕 양키스)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이클링 히트는 그동안 한국에선 최희섭, 일본은 이치로 스즈키, 마쓰이 히데키 등 수많은 아시아 타자들이 빅리그에서 도전했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던 것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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